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과 요구를 놓고 국민의힘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치 공작’이라며 자제를 당부했지만, 일부는 총선 악재가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리스크’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별도의 논의는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의도적으로 접근해 함정을 만든 소위 ‘몰카공작’이고 ‘정치공작’”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판단해 주시면 될 것”이라며 당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 비공개 의총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공작’으로 규정한 당의 입장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원내대표가 비공개 의총 마지막에 김 여사 관련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본질은 김 여사가 피해자고 공작 사건이다. 그런 맥락에서 당의 입장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는데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그렇다고 아무거나 준다고 받으면 되나”, “영남 선거만 생각하나. 수도권 선거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내대표는 하 의원의 항의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그대로 의총을 종료했다.
하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이번 총선을 영부인 선거로 몰고 가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라며 “이 부분을 선거 전에 최대한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게 당내 대다수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동일지역 3선 이상 중진들에게 패널티를 과하게 부여한다는 점 △시스템 공천이 아닌 자의적 판단에 의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정해질 수 있다는 점 △정치 신인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등이 불만사항으로 거론됐다.
앞서 공관위는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중진들에게 패널티를 부연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동일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평가 하위 10~30%에 해당하면 최대 35%까지 감점이 적용된다.
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공천평가 기준에 대한 질문을 의원들이 다양하게 많이 했다”며 “동일 지역 3선 이상의 중진의원 감점이 최대 35%까지고, 상대가 가점 요인이 있으면 40% 이상까지 차이가 나는 것에 걱정하는 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공관위는 이날 의총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23일 회의를 열고 보다 구체적인 공천룰에 대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
아울러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이태원특별법은 상임위 과정, 본회의 과정 모든 절차를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이제까지 이런 특별한 조사가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는 특별법을 처리함에 있어서 여야가 합의 처리해온 관행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조위 구성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야권이 7명, 우리 당 추천이 4명으로 7 대 4로 공정성 담보할 수 없는 조사위를 구성해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 “재의요구권을 건의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 특조위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갖고 재협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