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금융사기 ‘통장묶기’…케이뱅크, 즉시해제 제도 최초 도입

신종금융사기 ‘통장묶기’…케이뱅크, 즉시해제 제도 최초 도입

기사승인 2024-01-22 15:24:06
케이뱅크 제공.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30대 자영업자 A씨는 대금정산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지만 계좌가 정지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홈페이지 내 표시해둔 자신의 계좌로 누군가 30만원을 입금한 후 보이스피싱 피해를 신고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은행에 지급정지를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추가 피해자 확인 등에 2달 넘게 걸린다는 답변을 들었다. 발만 동동 구르던 A씨는 사기범으로부터 지급정지를 풀어줄 테니 300만원을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케이뱅크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 ‘통장묶기’ 피해 방지를 위해 즉시해제 제도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통장묶기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금융거래를 동결시키는 금융계좌 지급정지 제도를 악용한 신종 사기수법이다. 핑돈(피싱 피해금), 통장협박 등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의뢰를 받고 원한 있는 사람의 계좌에 입금해 계좌를 묶어버리는 통장묶기 복수대행도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는 고객이 통장묶기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검증절차를 거쳐 1시간 이내에 지급정지를 풀어준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급정지 이의제기 접수 시 신속하게 검증절차를 진행한 뒤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지급정지를 해제한다. 예를 들어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20만원이 입금돼 지급정지된 경우, 20만원만 묶어두고 나머지 모든 금융거래는 풀어주는 방식이다.

피해자의 신원은 신분증, 영상통화 등을 통해 인증한다. 실제 피싱범일 경우, 스스로 신원을 밝히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신원인증으로 1차 검증을 진행한다.

동시에 통장묶기 피해자의 계좌거래 내역 분석을 진행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과거 입출금 내역과 금융거래 패턴을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혐의점이 없는지 판단한다. 필요 시 금융 유관기관과 협업해 추가 검증도 수행한다.

케이뱅크는 이 같은 절차를 1시간 이내에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케이뱅크에 접수된 지급정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지급정지 건수 중 약 30% 수준이 통장묶기로 추정됐다.

탁윤성 케이뱅크 소비자보호실장 전무는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에 맞춰 피해를 방지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이익 관점에서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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