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빗겨간 우리금융, 자산관리 시장 적극 진출 나선다

ELS 빗겨간 우리금융, 자산관리 시장 적극 진출 나선다

임종룡 회장, WM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 영업 전략 제시
ELS 보수적 취급으로 손실 최소화…자신감 드러내
자산관리 특화점포 2배 증가·고객 세미나 주기적 개최

기사승인 2024-01-25 06:00:22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주재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자산관리(WM)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다른 금융사들이 WM 부문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비교적 논란에서 벗어난 우리금융이 ‘틈새’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그룹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4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2024년은 저와 여기 계신 경영진들이 온전하게 감당하는 해”라며 자신과 경영진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실적 개선을 당부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워크숍에서 2024년을 ‘도약 모멘텀을 확보하는 해’로 정하고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역량집중 △시너지 △소통 등 3대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성장전략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룹 자회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며 기업문화 혁신의 발판인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의 실적 개선을 위한 과제도 내놓았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자산관리 전문은행 도약이다. 이 중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는 임 회장 취임부터 강조한 내용으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우리종금의 증자를 완료하고 증권업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은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부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2027년까지 매년 대기업 대출 30%, 중소기업 대출 10%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여기에 기업대출 잔액을 오는 2027년까지 237조원으로 늘려 2025년까지 기업대출 시장 점유율 2위, 2027년까지 1위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산관리영업 패러다임을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은 올해 처음 언급됐다. 그간 자산관리는 우리금융에서 비교적 소외받던 분야다. 지난 2019년 발생한 라임 펀드 사태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도 자산관리 사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 ELS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우리은행은 홍콩 H지수 ELS 판매에도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고, 판매금액 및 손실규모도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통해 전체 ELT 판매액의 5%까지만 H지수 기반 상품을 판매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한 덕분”이라고 평가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자산관리 동행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이에 우리금융은 올해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다음 달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자산관리 특화점포를 추가로 열고, 현재 5곳인 자산관리 특화점포를 2026년까지 10곳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자산관리 방향과 전략을 소개하는 자산관리 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으로 바꾸는 자산관리 사업이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자산관리 시장은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보다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트폴리오 조정만으로는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펀드 사고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낮아진 만큼 당장의 수익성 확보보다는 장기적인 고객군 확보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전략을 성공하기 위해선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