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피습에…“경찰 탓” vs “또 저급한 선동” [여의도 고구말]

배현진 피습에…“경찰 탓” vs “또 저급한 선동” [여의도 고구말]

“李 정치테러 축소·왜곡 경찰 수사 탓”
국민의힘 “‘테러의 정쟁화’ 막아야”
배현진 피습에 尹 “정치인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

기사승인 2024-01-27 12:00:02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사진=배현진 의원실 제공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제1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에 습격당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정치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행태가 낳은 결과물”이라며 수사당국과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을 정조준하자, 국민의힘은 ‘테러의 정쟁화’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6일 배 의원실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18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안에서 중학생 A군(15)에게 둔기로 머리를 수십 차례 가격당했다. 피의자는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배 의원은 피습 직후 머리에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이 대표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내가 이재명’ 왕관을 쓴 김모씨(67)에게 흉기로 습격당했다. 이 대표 피습 24일 만에 정치인을 향한 공격이 또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정치테러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끔찍한 참사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겠느냐”며 “이재명 정치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 행태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 태도 일관도 모자라 국무조정실 산하 대테러센터도 테러방지법상 테러인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도 내리지 않고 있다”라며 “경찰은 지금이라도 정치테러범의 신상과 당적, 변명문 등을 공개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내가 이재명’ 왕관을 쓴 김모씨(67)에게 흉기로 습격당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피습 사건의 정쟁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을 때인데, 민주당은 이 틈을 비집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 운운하며 경찰을 흠칫 두들겨 패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피습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또 한 번의 정치테러가 지금까지 확인된 팩트”라고 했다. 이어 “저급한 선동이 증오의 정치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 탓이라는 주장은 또 다른 정쟁의 불씨를 낳을 뿐”이라며 “모처럼 여야가 ‘정치 테러 배격’이라는 명제에 한목소리를 낸 만큼 부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정쟁화만은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부는 정치인들이 ‘상생과 대화의 정치’를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든 정치인들이 하나 되어 분열과 극단의 정치가 아닌 상생과 대화의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며 “국민 앞에서, 우리 아이들 앞에서 국회의원부터 싸우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치권 모두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며 “서로를 적대하는 극단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배 의원이 입원 중인 서울 순천향병원에서 병문안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와 다름없다”며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많이 놀라셨을텐데 빨리 쾌유하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배 의원에게) 전해달라고 해서 전해드렸다”고 설명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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