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연아 언니가 와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한국 피겨의 차세대 간판 신지아(15⋅영동중)가 청소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승에 근접했으나 스핀 과제에서 ‘0점’을 받은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신지아는 3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3.45점, 예술점수(PCS) 61.90점, 합계 125.3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66.48점)를 합한 최종 총점은 191.83점으로 라이벌 시마다 마오(196.99점⋅일본)에 근소하게 뒤졌다.
2012년 시작한 청소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건 2020 로잔 대회 유영(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다.
신지아의 초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다. 17명의 선수 중 15번째로 은반 위에 오른 신지아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낫 어바웃 에인절스(Not About Angels by Birdy) 선율에 맞춰 힘차게 연기를 시작했다.
첫 연기 과제인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소화한 신지아는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점프를 모두 무결점으로 연결했다. 다만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선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이 나와 수행점수(GOE) 1.14점이 깎였다.
문제는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이었다.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들고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핀으로, 신지아는 회전수 문제로 0점을 받았다. 레벨 4로 수행했다면 기본점 3.50점과 GOE 추가점을 받을 수 있는 과제였다. 결과적으로 은메달로 밀려나는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신지아는 우아한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과 코레오시퀀스로 관중들의 박수를 끌어낸 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같은 종목에 출전한 김유성(평촌중)은 프리스케이팅 117.89점, 총점 181.53점으로 4위에 올랐다. 동메달은 일본 다카기 요(183.20점)가 차지했다.
신지아는 “대회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부담됐지만, 이겨내면 큰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스스로 잘 버틴 것 같다. 메달까지 따 자랑스럽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고, 특히 스핀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 같다”고 향후 과제도 짚었다.
동갑내기 라이벌 일본 시마다 마오와 라이벌 구도에 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서로 좋은 점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