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제작·배달까지 척척…시민 삶 바꾸는 ‘우체토피아’

우편물 제작·배달까지 척척…시민 삶 바꾸는 ‘우체토피아’

위기가구 발굴 복지등기 서비스
송관호 우편사업진흥원장 “우편물 품질향상해 국민들에게 더 나은 우편서비스 제공”

기사승인 2024-02-06 14:52:25
#00지방법원 신입직원 A씨. 입직 1년 만에 열정이 식고 있다. 본연의 행정업무뿐 아니라 막대한 물량의 우편물 제작·발송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탓이다. 소송 관련 송달 우편물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외주 제작이 불가능하다. 우편물 발송 업무를 마치고 돌아와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4시. 송달 신청이 많은 날에는 우편물 제작 업무에만 두세 명의 직원이 투입되다 보니 부서 내 다른 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야근한 다음날에도 송달 내용문을 한가득 안고 우체국에 방문한 A씨. 우연히 눈에 들어온 한 줄의 문구를 보고 희망을 얻었다. “우체국 전자우편, 우편물 제작부터 배달까지 모두 해드립니다.”

전국의 수많은 A씨의 부담을 ‘우체국 전자우편’이 덜어주고 있다. 우체국 전자우편은 고객이 우체국을 방문해 직접 수기로 접수하던 방식을 디지털화한 우편서비스다. 고객이 우편물의 내용문과 발송인 수신인 정보를 USB, 파일 등 전자적 형태로 우체국에 제공하면, 내용문 출력 등 우편물 제작에서 배달까지 전 과정을 우체국이 대신해주는 방식이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연합뉴스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전자우편 제작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을 시작으로 경찰청, 대검찰청,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우편물을 제작·발송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중소상인들의 홍보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생활정보홍보우편 서비스도 시작했다. 상품 정보가 담긴 홍보 전단지를 우체국 창구에 접수하면, 우편물로 제작해 홍보를 원하는 지역 주민에게 발송해주는 공익적 성격의 우편서비스다.

전자우편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인근 우체국 창구,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접수가 가능하다. 기업·기관 고객의 경우, 고객사 전산시스템과 우체국의 우편물류망이 연계돼 우체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정보가 공유된다. 우편물의 접수·제작·배달까지 원스텝(One-step)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이유다. 우편물의 제작과정과 배달현황(등기번호조회) 등 모든 처리내역을 고객사 시스템에서 열람·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후속 업무 처리도 가능하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편사업실 현장. 

우체국 전자우편은 디지털 및 IT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의 업무 효율화를 높이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우편사업진흥원 디지털우편사업처 우편사업실에서 제작한 우체국 전자우편 내용문의 출력매수는 207,274,069매에 달한다.

전자우편은 우편 고지서의 제작 및 발송 업무를 줄여 사회적 비용 및 예산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우편 고지의 지연, 분실에 따른 불편 해소와 개인정보 누출 방지의 효과도 뛰어나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민감정보가 포함된 법원, 경찰청, 법무부 등의 우편물을 전담해 제작 중이다. 우체국 전자우편을 이용 중인 한 법원 관계자는 “전자우편 덕분에 직원들의 단순 업무 부담을 대폭 줄이고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업무환경이 조성돼 직원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편사업실 현장.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정보보호관리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ISO27001(국제표준 정보보호시스템) 인증을 취득·유지했고, 우편물 제작 품질향상을 위해 최신 장비도입, IT기술 개발 등 지속적인 투자에 힘쓰고 있다. 한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체국 전자우편 담당자는 “다량의 우편물을 제작·발송하는 기업과 기관에서 인력, 비용, 개인정보 유출 등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우체국 전자우편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우체국 복지등기’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강점이다. 복지등기란 복지 정보가 포함된 우편물을 뜻한다. 우정사업본부(우본)와 협약을 맺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발송하면 집배원이 위기 의심 가구에 찾아가 전달한다. 이때 집배원은 수취인의 생활 상태 및 안부를 묻고 지자체에 공유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지난해 4월부터 우편물 제작·발송을 담당하고 있다. 

송관호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은 “모바일 전자고지 등 종이문서의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첨단 디지털 역량 향상에 힘쓰겠다”며 “우편서비스 전문기관으로서 우편물의 품질향상, 제작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국민들에게 더 나은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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