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재벌 3세를 사칭해 30억원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의 선고를 연기했다.

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재판대에 선 전청조씨에 대한 선고를 미뤘다.

재판부는 전청조와 함께 기소된 전 경호팀장이자 공범 이모씨에게 추가 심문이 필요하다며 선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이모씨에 관해서만 공판이 재개되며, 전청조와 이모씨의 선고기일은 차후 정해질 예정이다.

전청조는 유명 호텔그룹의 숨겨진 후계자를 사칭, 스스로를 재벌 3세 혼외자처럼 꾸며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피해자 27명에게 약 3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청조는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의 옛 연인으로도 알려졌다. 피해자들 역시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학원의 학부모이거나 전청조가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범인 이모씨는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범행을 도우며 사기 피해금 약 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열린 공판에서 전청조에게 “호화생활을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참작할 동기가 없다”며 징역 15년을, 전청조와 함께 구속기소한 이모씨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최후변론에서 전청조는 눈물을 흘리며 “사회적 물의에 사죄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행동하겠다”고 했다. 이모씨는 “전청조와 공모하지 않았고 사기 역시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