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권 ‘입틀막’ 패러디한 ‘SNL’…“풍자는 권리”

尹 정권 ‘입틀막’ 패러디한 ‘SNL’…“풍자는 권리”

기사승인 2024-03-04 11:45:58
이른바 ‘입틀막’ 경호를 패러디한 ‘SNL코리아’. 해당 방송 캡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가 시즌5를 내놓자마자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 등에서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 경호원들의 ‘입틀막’ 사건을 패러디하면서다. 2021년 대선 당시 후보들을 비꼬았던 ‘SNL코리아’의 정치 풍자가 3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SNL코리아’ 측은 2일 공개한 시즌5 첫 화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직원들과 가수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재현했다. 이때 배우 권혁수가 고음을 내지르며 튀게 노래하자 경호원 복장을 한 배우들이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문밖으로 끌고 나갔다. 권혁수는 “놔, 놔!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사라졌다.

이는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반복된 과잉 경호 논란을 떠오르게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16일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나온 ‘입틀막’ 사건이다.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 축사 도중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쳤다가 경호원들에 입이 막힌 채 팔다리가 들려 퇴장당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은 지난달 의료개혁 민생 토론회장에 입장하려다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힌 채 퇴장당했다. 지난 1월에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고 했다가 경호원들에 의해 입을 틀어막혔다.

‘SNL코리아’가 풍자한 ‘입틀막’ 경호는 방송 공개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며 호응을 얻었다. 해당 장면을 편집한 영상은 X(옛 트위터)에서 4일 기준 400만뷰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SNL코리아’를 거론한 글이 인기글로 올랐다.

대선 후보 시절 ‘SNL코리아’에 출연했던 윤 대통령. 해당 방송 캡처

윤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등장한 배우 김민교는 방송 앞머리에서 “풍자는 ‘SNL코리아’의 권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유롭게 해주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 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SNL코리아’에 출연해 남긴 말을 인용한 대사다. 당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코리아’가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냐”는 질문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코리아’의 권리”라고 답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거론됐다. 김민교가 “우리 동훈이네”라며 통화하는 장면에서다. 그는 “내 지지율이 올라갔어? 나는 전혀 몰랐네.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으니까. 어쩌다가 지지율이 올라간 거야? 내가 뭘 잘했나? 저쪽이 못해서 올라간 거라고?”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다른 코너에 게스트로 나와 “안철수, 김기현, 이준석, 한동훈을 듣고 연상되는 사자성어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토사구팽”이라고 답했다. “그분이 끝까지 살아남을 거 같냐”는 말엔 “결과가 안 좋으면 뭐처럼 버려지겠죠”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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