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숙원 사업이었던 ‘무한확장’ 아이돌 그룹이 역사의 한쪽에 잠들게 됐다. 멤버 수 제한 없이 새 멤버를 자유롭게 영입하겠다던 그룹 NCT가 유닛 확장을 멈추면서다. 이 전 총괄이 2022년 SM을 떠나고 새 경영진이 지휘봉을 잡으며 생긴 변화다.
‘무한개방’ ‘무한확장’…NCT의 실험
이 전 총괄이 2016년 NCT를 선보이며 내세운 키워드는 ‘무한확장’과 ‘무한개방’. NCT라는 브랜드 아래 ① 인원 제한 없이 새 멤버를 계속해서 영입하고 ② 이들 멤버를 조합한 유닛그룹이 세계 각 지역을 거점 삼아 활동한다는 콘셉트다. 2016년 데뷔한 NCT U를 시작으로 NCT 127, NCT 드림, 웨이션브이 등이 탄생했다. 이 전 총괄은 NCT를 기획하기 이전부터 자유롭게 새 멤버를 영입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을 꿈꿔왔다. 그룹 슈퍼주니어를 선보일 때도 멤버 구성을 고정하지 않으려 했다. 새 멤버를 계속해서 영입해 아시아 스타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게 초창기 슈퍼주니어 기획이었다.
이 같은 ‘무한확장’ 그룹은 멤버 이탈로 인한 타격이 적고, 스타 등용문으로써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반면 팬들의 반발은 심했다. 슈퍼주니어 팬들이 새 멤버 영입에 반대하며 SM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인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SM은 규현을 끝으로 슈퍼주니어에 새 멤버를 데려오지 않기로 했다. NCT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청소년 연합 콘셉트였던 NCT 드림에서 성년을 넘긴 배우가 팀을 떠나게 되자 팬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결국 SM은 2020년 졸업 체제를 없애고 만 20세가 넘은 멤버도 NCT 드림에 남게 했다. NCT 드림은 이후 7명 체제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NCT 마지막 유닛 지난달 데뷔
우여곡절을 겪으며 7년간 확장을 이어오던 NCT는 지난달 데뷔한 NCT 위시를 끝으로 멤버 영입과 유닛 결성에 마침표를 찍는다. NCT 위시는 SM 첫 오디션 프로그램 ‘NCT 유니버스 : 라스타트’(NCT Universe : LASTART)에서 뽑힌 6인으로 이뤄진 팀. 일본인 멤버 4명과 한국인 멤버 2명으로 구성돼 앞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한다. 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NCT 위시는 “우리는 음악과 사랑으로 모든 사람의 소원과 꿈을 응원하고, 이를 같이 이뤄가자고 말하는 팀”이라며 “팬들이 소원을 빌거나 꿈을 이루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위시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리더 시온은 “즐겁게 열심히 활동해서 한국과 일본에서 올해 최고의 신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SM 합동 콘서트에서 팬들을 처음 만났고, 같은 달 28일 데뷔곡 ‘위시’를 공개했다. 노래는 이달 1일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다. ‘위시’를 프로듀싱한 가수 보아는 “NCT 위시는 듣기 편한 이지리스닝 음악을 통해 자신들만의 청량감을 보여줄 것이다. 이와 달리 퍼포먼스는 NCT의 ‘네오 DNA’를 계승한다. ‘역시 NCT’라고 느낄 만큼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실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