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권등기 신청 전 계약해지 확인해야

임차권등기 신청 전 계약해지 확인해야

임차권등기 신청의 전제조건은 계약해지가 필수
집주인 사망으로 해지 통보 힘들 땐 상속인에게 해지 통보
지난해 7월 개정된 법률로 집주인이 결정문 안 받아도 성립 가능
글‧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 전문변호사

기사승인 2024-03-08 10:17:05

“계약 종료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은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사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임차권등기를 하려고 보니 계약해지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도 못했는데 임차권등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걱정입니다”

임차권등기 신청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세입자들이 적지 않다. 임차권등기 신청의 전제조건은 계약해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주택 임대차에서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하려 할 때 임차권등기는 필수 절차”라며 “하지만 임차권등기가 성립되는 전제조건을 잘 숙지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더 지체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임차권등기 신청의 전제조건은 계약해지로 세입자는 반드시 집주인에서 해지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임차권등기의 기본 취지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부터 하려 할 때 문제의 주택에서 전입신고가 빠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 시키는 제도라는 점이다. 즉 다른 곳에 이사하더라도 이전 주택의 세입자로서 권리가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다만 세입자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라는 점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의무는 계약이 종료됐을 때 성립된다. 문제는 계약 종료가 계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립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 관계에서 당사자 간 의사 전달은 법률상 효력이 생기는 강력한 요소가 된다. 주택 임대차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해야만, 비로써 해지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만약 해지 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법률상 임대차 관계가 유지 되는 것으로 판단돼 임차권등기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계약 해지 통보를 통해 법률상 계약이 해지 됐음을 증명하고 그런데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았다면 임차권등기를 한 후 이사를 해야 세입자로서 권리를 유지 시킬 수 있다.

반면 세입자가 해지 통보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집주인이 사망해 통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민법에는 ‘피상속인(집주인)이 사망한다면 그의 상속인에게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승계된다’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집주인 사망 시 그의 상속인이 집주인의 역할을 승계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입자는 사망한 집주인의 상속인을 상대로 해지 통보를 한 후 임차권등기를 신청하면 된다.

다만 승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때가 생길 수 있다. 가령 사망한 집주인의 상속인이 여러 명이거나 집주인의 채무에 문제가 생겨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상황을 말한다.

만약 상속인이 여럿이라 상속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면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가족 구성원 중 일부를 남겨 대항력을 유지하면 된다.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에는 가정 법원에 상속재산 관리인을 선임해 계약해지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집주인이 고의로 세입자의 임차권등기 성립을 방해하려 시간을 끄는 일도 적지 않다.
임차권등기는 성립과정에서 결정문이 집주인에게 도달해야만 절차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집주인이 이를 악용해 고의로 결정문을 받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

특히나 이사 일정이 빡빡한 세입자에게는 집주인의 시간 끌기에 마음고생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개정된 법률에 따라 이제는 임차권등기 결정문이 집주인에게 송달이 되지 않아도 임차권등기가 성립되는데 문제없다.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3항 - ‘가압류에 대한 집행은 채무자에게 재판을 송달하기 전에도 할 수 있다’

즉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가압류란 임차권등기를 말하며, 임대차 관계에서 채무자는 집주인을 의미해 집주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되기 전에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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