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3 아시안컵에서 큰 잡음을 냈다. ‘탁구 게이트’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지도력 문제, 더 나아가 감독 선임 과정 문제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축구 대표팀 경기를 ‘보이콧’ 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변함없는 축구 열정을 보였다. 올해 첫 A매치를 맞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전석 매진되며 축구 팬들로 붐볐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 태국과 홈경기를 시작했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소위 ‘탁구 게이트’라 불리는 선수단 내 갈등이 대표적이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 손흥민과 이강인은 휴식 시간 행동을 두고 크게 다퉜다. 저녁 시간에 탁구를 치러가던 이강인을 손흥민이 말리는 과정에서 언쟁과 몸싸움이 있었다는 게 주 내용이다.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가 내홍을 불렀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사건은 대회 이후 두 선수가 화해하면서 일단락됐다.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직접 날아가 손흥민에게 화해의 손을 건넸다. 손흥민도 넓은 마음으로 이강인의 사과를 받았다. 하극상 문제가 불거진 이강인은 이번 소집 과정에서 추가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다시 한번 선수단과 관계자,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20일 이강인은 “앞으로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는 모범적인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논란이 있었다. KFA 직원이 카드 도박을 했다는 의혹부터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잡음에도 축구팬들의 ‘국대 사랑’은 여전했다. 쿠키뉴스와 인터뷰에 응한 23세 여성 팬은 “축구대표팀을 보기 위해 의정부에서 왔다. 원래 유니폼도 사지 않는 편인데, 대표팀 응원을 위해 하나 구입했다. 설영우를 제일 응원한다”고 말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20대 초반 여성 축구팬도 “손흥민과 이강인이 다툼을 겪었지만, 선수들끼리 그럴 수도 있다”면서 “오늘(21일) 이강인이 패스하고 손흥민이 골 넣는 그림을 상상한다. 해낼 거라 믿는다”고 대표팀을 응원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둘다 좋아한다고 밝힌 20대 후반 축구팬도 “대표팀 문제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다시 화합해서 똘똘 뭉쳤다고 하니 기대된다”면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다. 두 선수 다 적극적으로 해줬으면”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축구팬 대부분은 빨간 머리 머리띠를 착용하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을 소개하는 멘트가 나올 때, 한 선수도 빼놓지 않고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기도 했다. 특히 손흥민과 이강인, 두 ‘슈퍼스타’를 향한 환호가 가장 컸다. 대표팀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상암벌을 가득 메웠다.
상암=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