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동네 개원 의사들이 주 40시간으로 진료시간을 축소한다. 전공의와 교수에 이어 개원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며 환자 진료 차질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차기 의협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등이 위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날 새롭게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 결정된 김성근 위원장(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백브리핑을 통해 개원의들의 주 40시간 근무를 ‘준법투쟁’으로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몇 가지 제안을 검토한 결과,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협 차원에서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도 나왔던 얘기인 만큼 준비하고 계셨던 분들은 시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회원들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주 40시간 진료에)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교수들이 4월부터 외래 진료를 축소하겠다고 결의한 것과 관련해선 “교수들이 주 2회 이상 당직을 서고 있기 때문에 외래 진료가 많은 과에선 진료를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물리적으로도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줄이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대 의대 등 20개 대학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4월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날 주간 근무는 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진료와 수술은 대학별로 조정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지켜온 교수들이 과중된 업무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번아웃’을 호소함에 따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다른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또한 앞서 지난 25일부터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였다.

의협 비대위는 이러한 진료 축소를 막고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으로 ‘증원 규모를 포함한 원점 재논의’를 재차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감원이 됐든 증원이 됐든 증원 근거에 대해 정확하게 논의가 되려면 굉장히 많은 전문가와 임상의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연일 ‘협의체를 구성해 통일된 의료계 목소리로 대화에 나서 달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선 “의협 비대위는 처음부터 전공의, 교수, 개원의, 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하고 있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정부가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의교협이 행정법원에 의대 증원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을 낸 것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재판부에서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론이 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정부와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임 당선인은 “대통령과 양당 대표 등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