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강화한 최신형 가전제품을 공개했다.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고 연결성을 대폭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 사옥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4년형 비스포크 AI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인덕션,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15종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가정 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새로운 비스포크 AI 가전의 보안성과 접근성, ESG 등을 강조했다. 카메라 등이 달린 AI 가전은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증 업체인 UL 솔루션즈에서 IoT 보안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고령층과 장애를 가진 소비자들도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노력 등도 언급됐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대화면 AI 홈과 음성인식 빅스비를 통한 ‘스마트홈’이 설명됐다. ‘비스포크 AI 콤보’ 등에 탑재한 7형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연결된 집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실제 집 구조를 토대로 생성한 3차원 맵뷰 화면을 띄워 공간별 기기의 위치와 상태, 에너지 사용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연결된 기기의 전원을 끄거나 켜는 제어까지 스크린 하나로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으로 바로 이동해 세제를 구매하고, 휴대전화 없이도 연동된 전화의 알림을 받고 통화를 하며, 동영상이나 음악 감상도 할 수 있다.
휴대전화가 리모컨 역할을 대신하는 ‘모바일 스마트 커넥트’ 기능도 도입됐다.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는 휴대전화와 제품 간 거리가 10m 이내가 되면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리모컨 팝업이 뜬다. 팝업 화면에서 바로 전원 제어와 모드 선택, 온도 설정까지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스마트싱스 기반의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포워드(Smart Forward)’ 서비스도 있다. 세탁기의 오토 오픈 도어 기능, 스틱청소기의 전화 알림 표시와 같이 새로운 기능의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등이다. 신규 업데이트가 있을 때에는 제품의 스크린이나 모바일 앱의 푸시 알림을 통해 간편하게 업데이트를 알려준다.
이날 각각의 제품들도 기자회견장 앞에 전시, 설명됐다. 올해 첫 출시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삼성 특허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고효율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가 함께 탑재됐다. 두 종류의 동력원이 상황에 맞춰 단독 또는 복합 운전하며 알아서 냉각 방식을 조절한다. 평소에는 고효율의 AI 인버터 컴프레서만 단독 운전해 에너지 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한여름처럼 냉장고 사용량이 급격하게 많아지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냉각 운전 방식이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눈에 띠었다. 약 100만장의 식품 사진을 학습한 비전 AI 기술로 스마트한 식재료 관리를 돕는다. 내부 카메라가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토대로 보관된 식품의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주고, 사전에 설정한 보관 기한이 임박해지면 알림도 준다. 삼성 푸드 서비스를 통해 선호와 식습관에 맞는 개인 맞춤형 레시피를 제안해주며, 레시피별 최적의 조리 알고리즘을 냉장고에서 ‘비스포크 AI 인덕션’으로 자동 전송해줘 연결된 주방 경험을 제공한다.
‘비스포크 AI 인덕션’에는 ‘AI 끓음 감지’ 기능이 장착돼 물이나 국이 끓어 넘치기 전 미리 화력을 조절한다. 제품에 내장된 센서가 진동 데이터를 머신러닝 하여 물이 끓는 시점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도 170만개의 사물데이터를 사용한 AI DNN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물을 인식, 회피한다. 휴대전화 케이블이나 매트까지 인식 가능하다. 음료수 자국처럼 바닥의 오염 구역을 인식하면 공간 청소를 모두 마치고 스팀 청정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스팀으로 물걸레를 데운 뒤 다시 오염 구역으로 돌아와 한 번 더 청소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도 같은 내용의 미디어데이를 진행, 신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은 AI 비전을 세계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에 대해 “소비자가 찾아주는 브랜드가 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 가전제품 부문이 모바일 부문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을 만회해 소비자들이 향후 삼성의 가전제품을 찾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제품이 추가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한 부회장은 “일상생활에서 귀찮은 일, 하기 싫은 일에 AI 기술을 적용해 불편함을 없애겠다”며 “무궁무진한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