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은 ‘칠암리 용산고분’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회 지정 검토 심의를 통해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북특별자치도 지정유산인 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12일 밝혔다.
고창 칠암리 용산고분은 전방후원형(前方後圓形) 고분으로, 앞쪽은 네모난 방형이고 뒤쪽은 동그란 원형의 무덤 형태가 결합한 독특한 무덤이다. 이런 형태의 고분은 우리나라 서남부지역(영산강유역)에 주로 분포하며, 전북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고분이다.
한반도 전방후원형 고분(총 12개유적 15기 정도)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됐고, 최북단에 자리하면서 3기 정도가 조성돼 최대밀집도를 보인다.
또한 비교적 높은 구릉 능선에 위치한 수혈식(竪穴式) 돌방무덤 형태 등 영산강유역과도 차이를 보여 우리나라 전방후원형 고분의 성격과 출현 시기 및 축조집단의 성격 등 마한~백제문화 연구와 복원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고창지역에서는 희소성이 있는 전방후원형 고분으로 입지와 분포, 구조적 특징 등과 더불어 사적으로 지정된 고창 봉덕리 고분군과 함께 당시 지역사회 구조와 계층관계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칠암리 용산고분은 2000년 고창의 분구묘 조사를 통해 처음 알려진 후, 규모와 구조는 고분 측량조사(2010년)와 노출된 매장시설 및 일부 분구에 대한 학술조사(2015년)를 통해 밝혀졌다.
1호분의 규모는 전체 길이 56m, 원부 직경 32.8m, 원부 높이 6.6m, 방부 너비 34.9m, 방부 높이 4.6m 정도로, 세 번째 크기이다. 또한 원형의 분구를 둘러싼 이중의 주구(周溝)와 주제(周堤)*의 흔적은 국내 유일한 사례이고, 4차례 정도로 쌓아 올린 분구(墳丘)에서 돌을 열 지어 깔아 놓은 즙석(葺石)과 원통형토기를 세워 배치한 모습도 확인됐다.
또한 당시 조사에서는 그릇받침과 뚜껑토기, 철낫 및 마구(馬具) 부속품인 말띠꾸미개, 금박유리제 등 약 60여점의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됐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칠암리 용산고분은 봉덕리 고분군 등과 함께 마한·백제문화의 특징과 당시 대외관계 등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역사문화권 정비사업과 보존·활용 방안 등을 더욱 충실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창군은 올해 고창 마한역사문화권 전략계획 및 정비시행계획 수립용역과 마한역사문화권 중요유적(봉덕리 3호분) 발굴조사 등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고창=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