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기’ 우려 표명

복지부,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기’ 우려 표명

이기일 제1차관 “재정의 지속 가능성 우려하는 목소리 있는 것 사실”

기사승인 2024-04-24 21:45:27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과 국가책임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최근 발표된 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결과에 대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연금개혁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현행 40%에서 50%로 인상하는 1안이 56%, 보험료율 12% 인상 및 소득대체율 40% 유지인 2안이 42.6%로 각각 집계됐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험료율(내는 돈) 9%, 소득대체율(받는 돈) 40%로 구성돼 납부액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재정 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 설계로는 2041년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에 기금이 소진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 차관은 “많은 지지를 받은 안에 대해 당초 재정 안정을 위해서 연금 개혁을 논의한 것인데 도리어 재정의 어려움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연금개혁이 거론됐던 것”이라며 재정 안정성 추구가 연금개혁의 취지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 차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인 것과 달리 우리 국민연금은 관대한 제도 설계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며 “현재 제도 설계로는 2041년에 수지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만약 지금의 소득대체율 40%를 담보하려면 보험료로 소득의 19.8%를 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의 보험료율 9%는 이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금특위는 설문조사를 포함한 공론화위의 보고를 바탕으로 최종 개혁안을 도출해 내달 29일 21대 국회 임기 만료전 본회의를 통과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1안에 대한 찬성표가 많아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학습을 통해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인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시민 대표단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숙의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섰던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 목적은 노후소득 보장”이라며 “고령화 등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민대표단이 상식적인 결정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시민대표단이 선택한 ‘더 내고 더 받는 방안’을 존중해 소득대체율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재정안정론 측은 공론화 과정이 적절치 않았다는 입장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시민대표단이 학습한 내용은 1안이나 2안이나 기금 소진 시점은 1년 밖에 차이가 안 나고, 1안은 연금을 더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1안을 선택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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