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우주항공청 개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남은 과제가 많다.
여전히 인력 수급과 조직 구성, 임무 설정, 인프라 조성, 산하기관 이관, 국가우주위원회 재구성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24일 초대 청장에 윤영빈 서울대 교수가 내정되면서 관련 작업도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가장 급한 숙제는 청장 선임에 앞서 채용 절차에 들어간 임기제 공무원 선발 마무리다. 5급 이하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면접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프로그램장(과장급)과 부문장(국장급)의 경우 검증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추진단 단장은 “수요조사를 마친 간부급 후보를 재검토받고 압축하며 선임해야 한다”며 “부문장 이상 직위는 검증 절차가 있어 시간이 좀 걸리고, 프로그램장은 검증이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부문장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이 추진할 주요 우주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작업도 이번 청장 선임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 등이 이미 일각에서 거론된 가운데 윤 신임 청장이 재사용 발사체 연구를 진행해온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 단장은 “개청 시점에 대외에 발표할 정책 방향과 비전, 임무를 마련해야 한다”며 “그동안 준비해 온 것을 보고하고 청장과 본부장 등이 전문가들도 만나며 준비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의 세부 임무와 산업계 육성 과제 등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빠르게 전개돼야 그간 준비해 온 우주 정책도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우주 기술로드맵과 같은 우주 관련 정책들 상당수가 우주항공청 개청 때문에 확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청 일에 맞추기 위해 진행되는 우주항공청 청사 리모델링 작업 등 기본적 인프라 구축은 계획대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이 단장은 설명했다.
항우연과 천문연을 직속 기관화하는 과정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두 기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소속돼 있는데 이를 우주항공청 산하기관으로 이전하면 기관마다 이사회를 구성해야 하고, 기관별 정관도 개정해야 한다.
추진단은 두 기관이 NST 산하 편입 전 가졌던 정관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항공청 출범과 함께 총리 직속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변경되는 국가우주위원회를 재구성하는 작업도 필요할 전망이다.
우주위 간사를 우주항공청장이 맡는 만큼 청장이 정식 선임되고 나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청 이후에는 곧바로 하반기 인력 충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반기 채용 절차가 마무리돼도 기존 부처에서 옮겨오는 공무원 인력을 더하면 100명이 조금 넘는 정도인 만큼 당초 우주항공청 계획인 293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인원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청장이 이번에 영입된 이들을 바탕으로 본인이 구상하는 조직 밑바탕을 그리는 작업을 마쳐야 추가 영입할 인력을 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주 분야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우주항공청이 상당 부분 조직이 이뤄지지 않은 형태로 개문발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대와 함께 우려도 크다”며 “청장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