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M&A, 올해 더 절박해졌다

우리금융 M&A, 올해 더 절박해졌다

홍콩ELS 손실 회피에도 1Q 실적 전년比 9.8%↓
우리은행 그룹 전체 순이익 비중 95% 달해
비은행계열사 확충 절실, 롯데손보 인수 검토

기사승인 2024-04-30 06:00:29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 가깝게 떨어졌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았음에도 은행 수익에만 의존하는 수익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손해보험사 M&A(인수합병)을 준비하며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다른 4대 금융지주에 비해 ELS 관련 비용 부담이 적었다. ELS 부담금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한 가운데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이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의 ELS 관련 손실은 75억원으로 타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금융의 실적이 아쉬운 이유는 의존도가 높은 우리은행의 성적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4%(865억원) 감소한 7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핵심 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1.50%로 지난해 동기(1.65%) 대비 15bp나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룹 대손비용도 증가했다. 1분기 우리금융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보다 40.5% 증가했다. 은행의 비중이 큰 특성상 대손비용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년(0.31%) 대비 0.9%p 상승한 0.40%를 기록하며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 속에 우리금융은 비은행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우리금융도 이를 타개하고자 증권사와 손보사 매물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포스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과 함께 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 입찰에도 참여했다. 

우리금융은 인수 우선순위를 증권사를 두고 있다. 우리금융이 인수 대상으로 삼은 포스증권의 경우 인터넷증권사로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업 운영을 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 핵심 업무인 리테일 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우선 인수하고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서 몸집을 키우지 않겠냐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롯데손해보험 제공.

여기에 우리금융은 금융사 M&A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단,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때와는 달리 롯데손보 M&A에 대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손보는 국내 손보업계 7위로 지난해 30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시가총액도 1조원대를 넘기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롯데손보가 그룹사 실적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가’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원 이상대 가격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은 1조원대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26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진출 검토는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M&A가 향후 실적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ELS 리스크 덕분에 실적을 방어했다”며 “향후 관건은 시장 눈높이에 맞는 비은행 M&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적정수준 이상의 과도한 가격은 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우리금융은 비은행 M&A에 가용 가능한 투자여력을 1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M&A는 금리 움직임에 따른 이자이익 변동성을 낮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정적인 자본비율과 시장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도 고려해야 하는데, 비은행 기업 인수가격과 인수 후 자본비율이 얼마나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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