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품은 건설업계, 부산 ‘하이엔드 아파트’ 공급 잇따라

바다 품은 건설업계, 부산 ‘하이엔드 아파트’ 공급 잇따라

기사승인 2024-05-03 14:00:02
부산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당사 최고급 주거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한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 조감도. 대우건

건설업계가 부산 지역에 잇따라 하이엔드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초호화 주거 단지의 지방 공급으로 상위계층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고분양가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정비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부산 우동3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DL이앤씨는 부산 촉진3구역과 중동5구역에 ‘아크로’, 포스코이앤씨는 촉진 2-1구역에 ‘오티에르’, 대우건설은 대연4구역에 ‘써밋’, SK에코플랜트는 반여 1-2구역, 광안 2구역이 ‘드파인’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기존 주택보다 업그레이드된 최상급 주거 공간으로 주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마포, 성수 등 한강변 인근에 공급됐다. 지방 광역시에는 광주, 대전, 대구, 부산 등 일부 지역에만 하이엔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광주 광천동 재개발, 대전 장대 B구역에는 현대건설 ‘디에이치’,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 광주 신가동 재개발 DL이앤씨 ‘아크로’가 공급된다.

일부 지역에만 공급되던 하이엔드 아파트가 부산 지역에 몰리고 있다. 건설업계는 입지 조건 등을 판단 후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것으로 설명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드파인을 수주한 반여와 광안 지구의 경우 부산에서도 손에 꼽히는 지역”이라며 “입지 조건이 좋다 보니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도 “하이엔드 아파트라고 해서 서울에만 공급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산의 경우 사업지 조건, 입지 등을 검토 후 기준에 충족해 공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브랜드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라며 “평당 분양가, 위치, 앞으로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써밋을 공급한 지역은 바다에 위치해 전망이 좋고 가치가 있다”라며 “미래적인 상황으로 봤을 때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DL이앤씨가 부산 ‘중동5구역 주택재개발’에 공급하는 ‘아크로 해운대’ 투시도. DL이앤씨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며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는 강남과 한강변 등 프리미엄 입지에 차별화된 고급 아파트를 짓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개발‧개건축 현장과 지방에도 공급이 확대되며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산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새로운 우려를 불러온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3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부산 미분양 물량은 3222가구로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지방 전체 증감 0.1%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세 거래량도 감소했다. 3월 부산 전월세 거래량은 1만5085가구로 전월(1만7359가구) 대비 13.1%(1만4315가구) 줄었다.

하이엔드 아파트의 고분양가는 예고된 일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만큼 특화 설계, 마감재 등이 일반 브랜드와도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분양가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현재 자잿값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높은 분양가가 예상된다. 시멘트, 철근 등 주요 자잿값은 최근 3년간 50%가량 폭등했다. 시장 침체와 고분양가는 미분양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는 하이엔드 아파트 주택 품질, 단지 내 커뮤니티 등에 따라 실적이 엇갈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주거 시장의 전반적인 트렌드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희망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브랜드가 들어가는 지역 위치와 입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경우 해운대를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 인기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이엔드 브랜드가 늘어나며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실질적인 커뮤니티라던지 주택 품질에 따라 껍데기만 하이엔드 아파트인 경우에는 분양 실적이 안 좋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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