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특급 용병’ 당이페이 9단의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포스트시즌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이 숙제를 정규시즌 2위 울산 고려아연의 2지명 이창석 9단이 풀어냈다.

11일 오후 9시 현재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펼치고 있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울산 고려아연이 정규시즌 3위 한국물가정보를 상대로 2-1로 앞서가고 있다.

출발은 한국물가정보가 좋았다. 주장 강동윤 9단을 하루 앞선 1차전과 마찬가지로 3국에 그대로 배치한 물가정보는 상대 4지명 한상조 9단을 손쉽게 돌려세운 강동윤의 승리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문제는 믿어 의심치 않았던 2국에서 발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팀에 귀중한 승점을 안겼던 중국 특급 용병 당이페이 9단이 울산 2지명 이창석 9단과 엎치라 뒤치락 하는 승부 끝에 판단 미스를 범해 역전패를 당한 것. 당이페이 9단은 패싸움 과정에서 역전에 성공했으나 우세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당이페이 9단의 연승을 멈춰 세운 울산은 주장 신민준 9단이 상대 전적 1승5패로 절대 열세였던 박민규 9단에 의미 있는 역전승을 거두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신 9단의 이날 승리는 하루 전 1차전에서 패배를 설욕하는 리턴매치였다.

포스트시즌 들어 2연승을 거두고 있는 한국물가정보는 플레이오프도 2-0 완봉승으로 결정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반면 울산은 여전히 용병 없이 ‘국내파’ 선수로만 경기에 나선다. 

8개 팀이 경합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 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되면서 각 팀 감독들의 ‘섭외력’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8일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시작된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울산 고려아연-한국물가정보의 플레이오프, 15일에 PO 승리 팀과 원익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이어진다. 챔프전이 최종 3차전까지 갈 경우 17일 대망의 우승팀이 가려진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