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헤어진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뒤 숨진 ‘거제 교제폭력’ 피해자 이효정씨의 부검 결과가 폭행과 사망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뒤집히면서 경찰이 가해자 김모(19)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6일 경남 거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이씨 시신에 대한 정밀 부검에서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회신받아 김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날 밝혔다.

사건 당시 국과수는 1차 부검에서 ‘사망과 폭행 사이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봤고, 경찰은 긴급 체포했던 김씨를 9시간 만에 풀어줬다.

이후 국과수는 정밀 부검 결과 ‘폭행 때문에 뇌출혈이 발생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씨를 치료한 병원과 경찰이 별도로 사인 분석을 의뢰한 병원도 같은 판단을 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경남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이씨의 자취방 원룸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침입했고 이씨를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 등을 수차례때리거나 목을 졸라 다치게 했다. 

이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상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지난달 10일 사망했다.

김씨는 ‘이씨가 사망한 것은 의료사고 때문 아니냐’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앞서 이씨 부모는 숨진 딸의 억울함을 알리고 다른 피해자가 더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