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책임지고 사퇴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당내에선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대표로 출마할 시 이미지 소모가 크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임기 도중 직 사퇴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18일 여권에선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태 전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 의지고 여론 추이로 결정날 것”이라며 “(최근 도서관 등에서 목격되는 것과 관련해) 출마할 가능성이 없으면 그런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암시했다. 장 대변인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민심”이라며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기울고 있냐는 질문에 “변하는 중”이라며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묻자 한 전 위원장은 24.4%로 1위를 차지했다. 없음(23.4%)과 기타(21.9%)를 제외한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당내에선 차기 대권 주자인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할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지를 소모하면서 신선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총선 패배 수습을 하면서 난관에 봉착할 거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차기 당대표는) 나가면 죽는 자리”라며 “이미지 소모도 있고 윤 대통령과 갈등 구도를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대립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이 식사 자리에 초대했지만 이를 받지 않았다.
또 중도 사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만약 한 전 위원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함께 노릴시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1년 6개월 전 사퇴해야 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71조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인물은 상임고문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 당직자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다음 대선은 보궐이나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오는 2027년 3월 3일이다. 따라서 내년 9월에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날 쿠키뉴스에 “한 전 위원장은 당 장악력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당대표를 하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선을 노린다면 내년 9월에 사퇴를 해야 한다. 이게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는 상황이다. 홍석준 의원은 지난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은 우리 진영에서 완전히 중요한 정치인 자산이 됐다”며 “만약 당대표로 출마하면 총선 참패의 공격을 많이 받고 정치적인 상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바엔 조금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ARS 100.0%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이뤄졌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