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저 기억해요?” 묻고 성관계 거절당하자 무차별 폭행

기사승인 2024-05-21 18:08:55

처음 만난 남성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했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3월4일 30대 여성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성관계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30대 남성 B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면식도 없던 B씨는 지난 2월 카카오톡 메시지로 “누나, 저 ○○이에요”라며 A씨에게 접근했다.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A씨에게 B씨는 “기억 못 하냐” “모임 중인데 오면 안 되냐”라고 되물었다. A씨는 만남을 거절했지만 소용없었다. B씨는 약 한 달간 A씨에게 끊임없이 만나자고 하거나 성적인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냈다.

B씨는 이후 욕설과 협박도 일삼았다. 그는 “XXX없다” “가진 게 많냐. 네가 뭐 얼마나 대단하냐” “미쳤다” 등 폭언을 했다고 한다. A씨가 연락처를 차단하자 B씨가 “다신 안 그러겠다”고 사과해 차단을 해제해주기도 했다. A씨는 “자영업을 하다보니 혹시 안 좋은 소문이 날까 봐 걱정돼 손님 대응 차원에서 좋게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건 당일 B씨는 “공황장애가 올 것 같다. 한 번만이라도 만나서 고민 상담을 해달라”고 전화했다. A씨는 B씨의 부탁이 계속되자 대면으로 담판 짓기 위해 자신의 가게로 불렀다고 한다.

매장에 찾아온 B씨는 회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A씨는 “매장에서 강제로 옷을 벗기려 하고 자꾸 만지려 했다”며 “강제로 입 맞추려 해 실랑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약 2시간가량 B씨의 추행과 성관계 요구가 이어졌다고 한다.

A씨가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자 B씨는 가게 구석에서 폭행을 시작했다. 폭행은 20여분간 이어졌고, B씨가 도주한 뒤 A씨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A씨는 이 폭행으로 코·손목 골절, 뇌진탕 등 전치 6주를 진단받아 두 달간 병원 신세를 졌다. 심각한 트라우마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유사 강간상해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조사에서 그는 A씨와 약 5년 전 '앱'을 통해 잠깐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