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의 망고 빙수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지만 소비자에겐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그니엘서울은 제주 애플망고빙수를 지난해보다 3000원 인상한 1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 역시 지난해보다 가격을 2.4% 인상해 9만 2000원에 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망고빙수로 가장 유명세를 탄 서울신라호텔도 지난해에 비해 4000원을 올려 10만2000원에 망고빙수를 내놨다.
호텔들이 망고 빙수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쯤이지만, 최근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빙수를 찾는 손님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평소 호텔 연간 멤버십을 구매해서 이용하고 있다는 이모씨(29·여)는 “망고를 좋아해서 꼭 호텔 빙수가 아니더라도 망고 빙수는 찾아 먹는다”며 “비싸긴 해도, 호텔 망고 빙수가 제일 맛있는 건 맞다. 우유 얼음이 부드럽고 망고 질이 좋다는 것이 장점이라 호텔에 올 일이 있으면 한번씩 먹는 편”이라고 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특급호텔 빙수를 먹어봤다는 A씨는 “전부터 먹어 보고 싶었는데, 가격이 매년 오르니 주변에서 ‘먹어 볼 거라면 올해가 제일 싸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나와서 올해 처음으로 먹게 되었다”며 “호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사 먹기는 너무 부담스러운데, 디저트는 한 번 먹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같이 먹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점점 높아지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B씨는 “생일이 여름이라 나한테 주는 선물처럼 매년 남자친구랑 먹으러 왔었다”면서도 “앞자리 가격이 바뀌니 비싼 가격이 확실히 체감됐다. 올해는 먹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인상과 인건비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국산 망고는 3kg 기준 15만5000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빙수의 원재료인 제주산 애플망고가 원래 단가가 비싼 데다가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이 외에도 우유 등 재료 가격과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이 올라서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다”며 “가격을 올릴 땐 구성이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심리학과 교수는 “망고 빙수를 먹는 것을 가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빙수 가격이 상승하면 할수록 더 (망고 빙수를) 찾게 될 것”이라며 “가격이 올라갈수록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희소 가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특급호텔의 빙수의 가격은 디저트 가격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사치품으로 구분해서 봤을 때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편”이라며 “특급 호텔에서 비싼 빙수를 먹는 것으로 사치 욕구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과시성 소비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