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이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더 듣기 위해 오는 7월 1일자 조직개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은 27일, 학교현장지원 강화를 위해 추진해 온 2024년 7월 1일자 조직개편을 교육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 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학생교육을 중점에 두고 학교현장 지원을 강화하는 조직체계 구축을 위해, 학교업무 교육지원청 이관, 학교지원센터 추가 설치 등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본청을 정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입법예고 및 공개 설명‧토론회 등을 통해 학교현장과 소통이 미흡하다는 교육구성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학교현장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본방향은 유지하되, 교육구성원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친 후 학교 행정업무 개선 및 본청 사업 조정 폐지 등과 연계해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박영수 행정국장은 “교육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인 결정이다”며 “현장에 있는 교육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해 보다 실질적인 학교지원 체계가 구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민주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명분도 약하고 실리도 없다”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논평에서 “교육감의 조직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것 외에 현장에 주는 메시지가 없다”면서, 공개토론회 개최를 통한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특히 행정직이 전진배치되고 상대적으로 교원 출신 전문직을 홀대하는 기조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학의 불투명한 인사와 재정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국에서 정책국으로 이관시킨 사학정책팀이 다시 행정국으로 이관되는 것에 대해서도 과거의 문제가 재현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교육청지부도 ‘균형‧책임‧안정성 모두 놓친 깜깜이 개편안’이라고 비판하고 조직개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교육감은 행정의 고유영역인 예산, 조직, 기획은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법리에 밝은 행정전문가인 일반직에게 맡기고, 장학, 수업연구, 교육과정 개발, 학생안전 등의 업무는 교육 전문가인 장학관, 장학사에게 보직하면 될 일”이라며 “자리 나눠주기 복수직을 폐기하고 각 부서 목적에 부합하는 전문성을 담보한 단수직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는 “현장과 소통하지 않고 조직개편안을 강행한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과 함께 전국공무원노조 전남교육청지부, 전교조 전남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남지부,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남지부가 참여하는 전남교육민주노조협의회는 27일 오전 11시 전남도의회 앞에서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천막농성을 예고 했으나 전남교육청의 조직개편 연기 발표로 철회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