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은 오후 6~10시 진행돼, 관람객이 한정된 시간에 집중되는 행사다. 특히 해가 저문 7시40분 이후에 사람이 몰린다. 아산시는 제2주차장을 외암마을서 1.5km쯤 떨어진 송남중학교에 마련했다. 문제는 셔틀버스였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 때문인지 대형버스가 아니라 중형버스로 2대 운영했다.
7일 오후 7시 송남중 운동장에 차를 주차한 관람객들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버스 2대가 한꺼번에 왔다. 누군가 “저렇게 버스가 몰려다니니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불평했다.
그러자 지역 지리를 잘 아는 한 아산 시민이 나섰다. 그는 “그리 멀지 않으니 많이 기다려야 하는 버스 대신 운치 있는 도보 길로 안내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송남중에서 외암마을 주차장까지 샛길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후 8시20분께 외암마을 입구에 있는 안내부스 앞에서 관람객 항의 소리가 들렸다. 스탬프 투어를 완성하면 에코백 기념품을 증정하는 데 일찍 마감된 것이다. 외암마을 내 6개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어오는 투어다.
그런데 각 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스탬프 완성이 쉽지 않다.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어린이들 실망이 컸다. 아이를 달래야 하는 동반 부모도 난감할 뿐이다. 행사 관계자는 “예산 때문에 하루치로 500개 밖에 준비할 수 없어 조기 마감됐다”고 해명했다. 관람객이 너무 많이 왔기 때문으로 탓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스탬프 6개 지점 동선(動線)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 외암마을 입구에서 스탬프 투어가 시작되는데 거기서 많이 떨어진 저잣거리가 포함돼 있다. 외암마을 5개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은 후, 저잣거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에코백을 받을 수 있게 동선을 짠 것이다
저잣거리 음식점을 관람객이 들리도록 하려는 주최 측 배려인 듯하다. 그런데 이는 상인들만 생각했지, 관람객 피로감은 감안치 않은 조치다. 음식점들로 조성한 저잣거리가 ‘문화유산’ 야행코스에 들어갈 이유도 없다. ‘상류층가옥’ 스탬프 지점은 동선 마련을 위해 이름을 급조한 듯했다.
운영본부는 각 스탬프 지점 직원에 “에코백 마감” 연락을 하지 않아 관람객 불만을 더 높인 측면이 있다. 각 지점에서 아직 스탬프를 찍어주니 관람객은 에코백 수령이 가능한지 알았던 것이다.
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