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건너와 한국 여자바둑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천재 소녀 스미레에 이어 이번엔 중국 바둑 천재가 등장해 국내 대회 정상에 올라 관심이 모인다.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국장에서 지난 15일 열린 ‘9줄 어린이 바둑대회’에서 한종진 바둑도장에 유학을 온 중국 국적 허은빈(8) 군이 우승을 차지했다.
어린이 바둑 보급 및 9줄 바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처음 포문을 연 이 대회는 올해 10급 기력 이상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50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대회 외 부대행사로 진행된 프로기사 다면기를 통해 참가 어린이들은 우상인 프로기사들과 함께 바둑을 두는 귀한 시간도 갖고 사인도 받으며 대회를 즐겼다.
우승자인 허은빈 군은 이번 대회 유일한 중국인 참가자로 출전부터 이목이 집중됐고, 탁월한 실력으로 우승까지 일궜다.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모습으로 앞에 앉은 상대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허은빈 군은 우승이 확정된 후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목표는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8세의 나이로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허은빈 군은 바둑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어린 기객이다.
한편 전기 대회에서 당시 유치원생 참가자로 초등 저학년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거머쥐었던 최철한 9단의 자녀 최홍재(7) 군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으나 2⋅3라운드에서 연속 패배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그만큼 전년 대비 두터워진 참가 선수층을 엿볼 수 있었다.
바둑 대회와 함께 어린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로 참가 선수 및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받은 ‘9줄 어린이 바둑대회’는 추후 바둑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회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