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이 ‘배달의민족’의 높은 수수료와 요금제 변경에 반발하며 보이콧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공사모)’ 소속 자영업자 300여명은 이날 하루 동안 ‘배민1’ 주문을 받지 않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도 이날 하루 배민 앱을 끄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민은 단건 운임을 10년째 3000원으로 동결한 채 알뜰배달(묶음배달)은 건당 2200원으로 정했다”며 “그나마 (건당) 3000원 이상 주던 B마트 배달도 알뜰배달은 2200원의 운임을 적용했는데 B마트 운임이라도 정상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플랫폼의 무료 주문 서비스 도입이 점주들에게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플랫폼이 도입한 정률제 요금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 1월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자체 배달은 ‘배민배달’로, 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은 ‘가게배달’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가게배달은 대부분 정액제 수수료 구조인 반면 배민배달은 정률제 수수료로 매출이 늘어날수록 점주 부담도 증대되는 식이다.
플랫폼이 가져가는 ‘정률제 수수료’는 쿠팡이츠는 주문 한 건당 9.8%, 배민은 6.8% 정도다. 수수료에 부가세, 배달비 등 점주가 내야 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매출의 30% 이상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배민은 정률제 수수료와 관련해 “경쟁사는 물론 해외 사업자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의 중개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자영업, 라이더 단체와 긴밀히 대화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대화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집회에서 국회에 ‘라이더 최저단가 입법’ ‘상점주 수수료 규제’ 등 배달 플랫폼을 규제하는 입법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집회를 마친 직후 서한문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향후 상점주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국회입법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7월 예정돼 있는 임금교섭에서 라이더의 적정 최저단가를 합의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공사모는 투쟁 결의문에서 “22대 국회가 민생을 책임지겠다면 배달플랫폼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배달플랫폼이 안전과 상생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을’들의 연대로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