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겨냥한 제품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사들의 연구개발이 ‘K-푸드’의 해외 진출과 미래 신사업 활로 모색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종합 식품 연구기관 롯데중앙연구소는 신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팜유의 관리 방법과 식용곤충오일의 대체식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식용 유지의 약 95%를 이루는 ‘트리글리세라이드’ 성분을 분석한 결과 팜유인 ‘팜 올레인’이 오일 형태로 활용할 수 있지만 산화 안정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식용 곤충인 갈색거저리 유충오일은 동물성 오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식물성 오일과 유사한 결합을 보여 미래 대체 유지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고품질의 유지 개발을 위해서는 트리글리세라이드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그 종류가 수만 개에 이르기 때문에 개별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연구소는 최근 업계 내 불량 식품 진위 판별 등에 주로 활용되는 ‘리피도믹스’ 분석법을 응용해 트리글리세라이드를 분석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리피도믹스 분석법은 세포 내 지질 성분을 분석하며 성분 간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방식의 분석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 연구 기술이 친환경 대체 오일로 각광받고 있는 식용 곤충 오일의 성분을 분석하는 데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제품 기업 hy도 연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외부 자문단을 출범했다.
hy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hy중앙연구소는 지난달 외부 연구자문단(FIAC)을 출범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다각도 분석과 연구성과 점검하기 위해서다. FIAC는 연구 자문과 함께 임상 및 연구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필요시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자문위원으로는 김연수 전 서울대병원장, 김한석 전 서울대어린이병원장, 허준렬 하버드 의대 면역학 교수, 글로리아 최 MIT 뇌인지과학교수, 임신혁 포항공대 생명과학 교수 등 5명을 위촉했다. 이를 통해 hy중앙연구소는 기능성 소재 연구 비중을 높여 5100여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수준의 ‘균주라이브러리’를 3년 내 2배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FIAC’는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으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검증과 신규 기능성 소재 발굴 등 미래 청사진을 설계하고자 한다”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CJ제일제당도 1978년 설립한 식품연구소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는 현재 대중화된 설탕대체 감미료 ‘알룰로스’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알룰로스는 건포도, 무화과, 밀 등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당 성분으로, 1g당 0~0.2칼로리 수준이다. 설탕(1g당 4칼로리)의 5% 이하로 식품에 사용할 경우 칼로리를 낮추고 자연스러운 단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CJ제일제당 알룰로스는 지난 2012년 미 식품의약국(FDA)에 ‘안전한 식품(GRAS)’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부터 콜드체인, 바이오 산업까지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K-푸드’의 산업 경쟁력도 이 같으 식품연구개발의 성과와 혁신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