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올림픽’ 응씨배에서 원성진 9단이 중국 셰커 9단에게 패해 탈락하면서 한국은 1988년 대회 창설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준결승에 한 명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4일 중국 상하이 응씨빌딩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8강에서 원성진 9단이 중국 셰커 9단에게 276수 끝에 흑으로 불계패했다. 응씨배에 출전한 한국 선수 5명 중 4명이 탈락한 가운데 홀로 8강을 펼쳤던 원 9단마저 패배하면서 한국은 전원 탈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은 하루 전 16강에서 중국 왕싱하오 9단에게 져 탈락했고, 응씨배에서 두 번 준우승에 머문 박정환 9단 역시 올해 첫 우승 열망을 드러냈으나 중국 쉬자양 9단을 넘지 못했다.
응씨배 8강전에서 한국이 전원 탈락한 것은 3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 그동안 응씨배 1~4회를 연속 우승(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하는 등 이 대회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공식 프로대회 중 유일하게 초읽기 없이 ‘타임 아웃제’를 채택하고 있는 응씨배 제한시간은 라운드별로 다르다. 16강전과 8강전은 각 2시간, 준결승전은 2시간30분이 제공되고, 결승전은 각자 3시간30분을 부여한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 사용한 경우 ‘벌점 2점’을 받고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16강전과 8강전은 20분씩 3회, 준결승전은 25분씩 3회, 결승전은 35분씩 3회 연장이 가능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함께 출범한 이후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우승 상금은 40만달러(약 5억5600만원)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