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계화 시대, 글로벌 통상 강국의 열쇠는 에너지 안보”

“탈세계화 시대, 글로벌 통상 강국의 열쇠는 에너지 안보”

- 산업부 주최, 제2회 에너지통상포럼 개최
- “탈세계화-탄소중립 상충, 다양한 측면서 접근 必”
- “법·제도 정립, 국제협력↑, R&D 강화 등 과제는 명확”

기사승인 2024-07-09 17:59:36
9일 15시 한국무역협회 트레이드타워에서 제2회 에너지통상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최승신 C2S컨설팅 대표, 박근형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과 서기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 김창규 LNG산업협회 부회장,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표인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사진=김재민 기자 

“탈세계화 시대, 기후위기 등 현대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에너지 안보 강화가 필수입니다.”

글로벌 무역분쟁 등 자국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민간LNG산업협회,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2회 에너지통상포럼이 ‘에너지와 통상의 시너지: 에너지 강국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한국무역협회 트레이드타워에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세계 각국의 기후·에너지 관련 정책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우리 산업계가 ‘탄소중립’ 및 ‘산업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8일 제1회를 시작으로 격월로 열리고 있다.

‘탈세계화와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1800년~1900년대까지 전 세계 경제 통합을 확대하는 ‘세계화’ 시대였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탈세계화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글로벌 기후위기, 무역분쟁, 국제기구 쇠퇴 등 상황 속에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설정한 만큼 각국의 에너지 안보가 강화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사장은 탈세계화 기조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상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사장은 “중국이 ‘GDP(국내총생산)당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론 탄소배출량이 늘더라도 GDP 상승에 따라 감축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면서 “미국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표로 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에너지 정책이 상이한 만큼 국가별·기업별 대응책을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제통상법 관점에서 본 에너지통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국제통상법 관점에서 본 에너지통상’에 대해 발표한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책 등 탄소중립과 통상과의 관계에 있어 “EU(유럽연합)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과 CSDDD(공급망 실사 지침),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탄소중립 관련 제도가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제도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해 양자통상협의 등을 통해 혜택을 보고 있는 편”이라며 “이밖에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필라 3,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와 더불어 내년 한국 개최 예정인 APEC(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등을 통해 복수국 또는 다자·지역 간 통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에너지 안보-통상에 대해 “우리뿐만 아니라 EU, 미국 등 국제적으로 에너지·핵심광물 수입선을 여러 국가로 다변화하거나 비축을 강화하고 있으며, 원자력·수소·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 다각화를 통해 자립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 급등에 취약한 만큼 현재 활동 중인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통해 가격 안정화를 도모해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질서 변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수출이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반도체·자동차 등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산업들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중요하다”면서 “반대로 수입에 비용도 많이 지출하는데, 2022년 기준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4.3%, 수입액은 2164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론 연료 구입에 써왔던 돈을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에 쓸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회 에너지통상포럼 발표자 등 패널들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김 교수는 이어 “자원안보 특별법안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급 방식의 다양화·분산화 등 거버넌스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대외적으로 국제협력을 통한 공급망·공급사슬을 강화함과 동시에, 내부에선 재활용 및 재자원화 산업 육성과 에너지 관련 R&D(연구개발)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김창규 LNG산업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산업과 통상을 접목해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강국이 됐듯 전기·가스 네트워크 경쟁력과 관련 기술을 통상으로 엮어 글로벌 진출을 도모한다면 에너지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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