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말라리아 확산 우려…“선제적 대응 중요”

장마철 말라리아 확산 우려…“선제적 대응 중요”

삼일열 말라리아 유행 시기
“환경 정비 및 유충 제거 필요”

기사승인 2024-07-11 14:18:01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에서 유행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기매개 감염병 ‘말라리아’의 확산을 멈추기 위해 환경 정비 등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말라리아에 대한 대응법 등을 11일 전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 5일 기준 234명으로, 이 중 서울지역 환자는 43명(18%)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은 종로, 광진,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 은평, 마포, 양천, 강서, 구로, 강동 등 총 13개 자치구다.

신 연구위원은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과거에는 5~10월에 휴전선 접경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한강 남쪽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도권과 강원도 전 지역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이고 그 발생 범위가 점점 남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마철에 말라리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더 큰 규모의 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말라리아 원충은 5종(삼일열·열대열·사일열·난형열·원숭이열)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일열 원충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생기고 있다. 국내에서 삼일열을 일으키는 주된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얼룩날개모기속의 암컷 모기이며 ‘학질모기’라고 불린다. 

암컷 모기 한 마리는 약 한 달 동안 살면서 5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주로 고인 물이 있는 곳에 알을 낳는다. 버려진 페트병, 타이어, 정화조, 개천, 해안 바위 틈, 항아리 등 비가 온 뒤 물이 고여있는 곳이라면 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신 연구위원은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모기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환경 정비를 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비가 온 뒤 물이 고일만한 물건들을 치우거나 물을 비워 모기가 산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모기의 산란을 막지 못했다면 유충 상태로 물에 떠다닐 때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보건소나 주민센터 등에서 직접 유충 박멸에 나서기도 하며, 유충구제제를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충이 된 모기는 제거하기 어렵다.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야간 시간대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긴 옷을 착용해야 한다. 필요 시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취침 땐 모기장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 후각이 발달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모기의 습성을 고려해 낮에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유행 중이다”라며 “하루는 열이 나고 다음 날은 열이 전혀 없고 그 다음 날 열이 나는 패턴을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또 “말라리아는 장마철이 지난 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환경 정비를 통해 모기가 산란할 수 없도록 고인 물 등을 없애고 유충을 제거해 최대한 모기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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