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일대, 서울광장 10배 규모 ‘역사문화공원’ 들어선다

경희궁 일대, 서울광장 10배 규모 ‘역사문화공원’ 들어선다

기사승인 2024-07-17 13:13:13
경희궁지 일대 종합공간구상. 서울시

조선 후기 대표 궁궐인 경희궁지에 역사정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를 시작으로 오는 2035년까지 경희궁 일대에 서울광장 10배 규모의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경희궁지와 주변 4곳의 공공부지(국립기상박물관, 서울시민대학 및 차고지, 서울시교육청, 돈의문박물관마을) 약 13만 6000㎡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본격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첫 시작은 경희궁지다. 지난 10일 홍화문과 숭정문 사이의 정비방안(안)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경희궁은 도심 속 대규모 열린 공간임에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일 평균 방문객이 1500여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인근 경복궁과 덕수궁의 일 평균 방문객이 각각 5만 7430명과 2만 8150명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또한 이번에 함께 개발할 계획인 국립기상박물관이나 서울시민대학, 서울시 차고지는 접근성이 낮고, 낙후됐거나 별다른 콘텐츠가 없어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시설이라고 시는 판단했다. 인근 서울시교육청이 2026년 후암동으로 이전해 경희궁과 연계 개발이 가능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는 경희궁지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공간구상(안)을 마련하고 연내 경희궁지 역사정원 착공을 시작한다. 오는 2035년까지 △경희궁지 역사정원 조성 및 주변 녹지네트워크 연계 △교육청부지 기능전환 및 역사박물관 이전방안 모색 △한양도성 및 돈의문 복원 △돈의문박물관마을 녹지화 및 공간 재구성 등 4대 테마로 공간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경희궁지 내 역사정원을 조성한다. 차량진입로 등 역사적 맥락과 무관한 시설은 덜어내고 궁궐숲 조성 및 왕의 정원 연출을 통해 경희궁의 품격을 높인다. 비워져 있는 공간특성을 활용해 복잡한 도심 속에서 여가와 휴식이 가능한 곳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흥화문과 숭정문 사이 공간은 연내 우선 정비하고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경희궁 전체의 모습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경희궁 주변과의 물리적인 경계도 지속 개선해 접근성을 높인다. 새문안로변은 가로정원을 조성해 입구성을 제고한다. 경계부는 담장을 정비하고 지형 극복이 가능한 보행로를 조성하는 등 녹지·보행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서울시교육청 및 기상박물관 인근으로는 기후환경숲을 조성해 교육·체험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 서울시교육청의 기능 이전을 고려해 경희궁 서측은 시민대학, 서울시 차고지와 함께 공간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도입하는 방안을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시는 경희궁지 내 건립된 서울역사박물관 이전 필요 여부도 검토한다. 2002년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은 시대별 중첩된 역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견과 경희궁지가 아닌 곳에 제대로 건립돼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이전 적정부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4대문 중 유일하게 미복원된 돈의문 복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전문가 자문을 받아 정동사거리 일대 돈의문 복원 기본구상(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학자 및 도시·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시민의견도 청취한다. 이와 함께 경희궁지 일대 활성화를 위해 역사정원 조성과 연계, 돈의문박물관마을도 재정비한다. 주변 도시공간과 유기적 연계를 위해 연결성을 강화하고, 일상 여가문화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할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국가유산의 미래지향적 활용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엄숙하고 진지했던 경희궁 일대가 문화여가가 있는 활력 공간으로 재탄생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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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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