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드럭스토어’로 시작한 올리브영 성장세가 무섭다. 국내 화장품 시장 선도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2분기 매출은 별도기준 1조20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675억원 25%(2404억원) 증가했다.
이로써 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5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641억원, 올해 1분기 1조762억원 등 4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매출 1조원 이상의 실적을 냈다. CJ올리브영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1024억원) 대비 22% 늘어난 1240억원을 거뒀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플래그십 매장 운영 확대 등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고 해석한다. 향후 미국과 일본 등 전략 국가 중심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역직구몰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 타겟층이 젊은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인 만큼, 올리브영은 일본·중국 등 방한 외국인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전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9% 올랐다. 강남, 부산, 제주 등 외국인 신흥 상권은 매출이 300% 이상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동 6개 매장의 상반기 매출도 전년 대비 168% 신장했다.
이에 올리브영은 관광지별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화 매장에 힘을 주며 방한 외국인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명동타운점을 시작으로 지난 4월 홍대입구역 인근에 외국인 특화매장인 ‘올리브영 홍대타운’을 열기도 했다.
다음은 성수동이다. 올리브영은 최근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의 역명병기 사업자로 선정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성수역을 10억원에 낙찰받았다. 하반기 성수동 인근 ‘팩토리얼 서울’ 건물 1~5층까지 사용하는 대형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어 성수동을 ‘거점’으로 이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매장의 예상 면적은 약 800평이다. 현재 최대 크기로 운영되는 명동타운점보다 두 배 크다.
또 올리브영은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천공항부터 명동까지 운행하는 직통 버스인 ‘올영 익스프레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이 서울 유명 관광지인 명동을 둘러보게 하려는 목적이다. 명동 도착 지점도 올리브영 매장 앞이 아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장 방문 유도가 목적이 아닌 해외 관광객이 서울 유명 관광지인 명동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운영 중인 서비스”라며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뷰티와 관광의 접점을 늘려 나가는 기회도 될 수 있을것”이라고 전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더 이상 면세점이 아닌 올리브영에서 쇼핑을 한다. 화장품 쇼핑을 주 목적으로 한국에 오는 관광객도 많다”며 “올리브영이 국내 최대 화장품 유통 채널로 자리잡은지는 오래지만, 그걸 넘어 외국인 관광객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해외에서 ‘K-뷰티’가 유행하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과 잘 맞물려 외형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