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익스프레스, 큐텐그룹서 독립해 새 주인 찾는다

큐익스프레스, 큐텐그룹서 독립해 새 주인 찾는다

기사승인 2024-08-20 10:32:36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자택 문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큐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모 그룹에서 독립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사모펀드 등 큐익스프레스의 재무투자자(FI)가 대거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구영배 대표와 큐텐그룹의 지배 지분이 희석돼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전망이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수의 큐익스프레스 FI들은 보유한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 등을 대거 보통주로 바꿔 경영권을 큐텐그룹에서 인수하고, 회사 정상화 계획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큐익스프레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 물류 업체로, 직원은 1000명 안팎이다. 구 대표는 이 회사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그룹 역량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의 대표 회사인 ‘큐텐’과 구 대표가 각각 지분 약 66%와 2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FI들이 권리를 행사해 주식 전환을 하면 구 대표 측은 지분이 수%대로 희석돼 소수 주주가 된다.

FI들은 이르면 이달 말 주식 전환을 마치고, 사업을 회복시킨 뒤 국내외에서 새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을 예정이다.

큐익스프레스는 SI가 확정되면 회사 사명(브랜드)을 바꾸는 안도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큐텐그룹의 자취를 완전히 지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큐익스프레스의 FI로는 국내 사모펀드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와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 외국계 펀드인 코스톤아시아 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나스닥 상장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상장 추진에 수십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 정상화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창고 등 국내 물류 인프라를 처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모그룹 미정산 사태의 여파로 일어난 국내 대금 정산 지연과 관련해 물류업체 등 당사자들과 지급 방안을 협의 중이다.

큐익스프레스는 앞서 지난달 26일 구영배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후 새 CEO로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큐익스프레스가 독립하면 큐텐그룹의 와해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주요 자회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는 이미 개별 투자 유치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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