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거리 한가운데 ‘우뚝’…한남동에 도전장 낸 무신사 [가봤더니]

명품 거리 한가운데 ‘우뚝’…한남동에 도전장 낸 무신사 [가봤더니]

30일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점 오픈

기사승인 2024-08-29 17:36:10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점. 사진=심하연 기자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하이엔드 거리의 중심인 한남동에 도전장을 낸다.

옆에는 꼼데가르송, 앞에는 디젤, 건너서는 르메르에 구찌까지. 29일 방문한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이하 한남점)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줄줄이 늘어져 있는 거리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고가의 준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한남동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SPA 브랜드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일하다.

검게 칠한 외관이 눈에 띄는 해당 매장은 5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전체 건물을 활용하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번째 매장이다. 약 460평 규모로 가장 크다.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컬렉션. 사진=심하연 기자

내부에 들어서니 높은 층고와 함께 2024 FW 컬렉션을 활용한 마네킹이 눈에 띄었다. 매장 내부는 홍대, 강남, 성수 등 타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한 켠에 한남점에서만 판매하는 컬렉션이 자리잡고 있었다. 로고와 프린팅이 없는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과는 다르게, 채도 높은 색을 이용한 다양한 이미지와 그래픽이 포인트다. 총 세 가지 컬렉션으로, 각각 다른 작가와 협업해 디자인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답게 피팅룸도 많다. 한남점 내 피팅룸은 총 19개로 각각 지하 1층 6개, 3층 6개, 5층 7개다. 각 층마다 1개씩의 ‘라이브 피팅룸’도 만들었다. 라이브 피팅룸에서는 조명 색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컬러 조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미러링이 가능한 별도의 디스플레이도 갖췄다.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라이브 피팅룸 조명. 영상=심하연 기자

최근 여러 벌의 옷을 갈아입으며 ‘피팅샷’을 영상으로 촬용해 유튜브 콘텐츠로 활용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진 만큼, 패션을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쓴 모습이다. 

무신사가 성수와 명동에 이어 한남점에서 겨냥하는 고객층도 역시 외국인 관광객이다. 명동, 한남, 성수 등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쇼핑 명소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만, 중국, 일본 3개국 관광객들의 ‘K-패션’ 쇼핑 건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방한 외국인의 K-패션 구매율은 성수동 기준 전년 대비 864% 증가했고, 한남동은 144.1% 늘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점 내 마네킹. 사진=심하연 기자

최근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외형을 확대하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한남점에 과감하게 들어선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한남동에 자리잡은 패션 브랜드들 중에서 스파(SPA) 브랜드는 해외 그룹인 H&M 계열의 브랜드 코스(COS)를 제외하면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일하다”며 “무신사 스탠다드가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배 증가했다. 지난 7월말을 기준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 누적 방문객은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고가의 브랜드 제품보단 합리적인 가격대인 스파 브랜드 제품이 많이 팔리는 추세”라며 “최근 K-뷰티와 패션에 관심을 두고 한국에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이 많은 만큼 (무신사가) 외국인 관광객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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