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의 시계는 빠르다. 올해 여름이 가시지 않았지만, 무신사에서는 내년 봄과 여름에 트렌드를 고를 수 있다.
30일 서울 성수동의 한 골목에 모래사장이 펼쳐진 발리풍 휴양지가 들어섰다. 선베드와 모래, 하얀 가림막까지 마치 해변 리조트를 연상케 한다. 무신사의 ‘2025년 봄·여름(SS) 시즌 프리뷰(이하 시즌 프리뷰)’ 행사장의 외관이다.
시즌 프리뷰는 내년 봄·여름 시즌 신제품을 선공개, 고객 반응을 반영한 제품만을 출시하는 패션 컨벤션 행사다. 지난해 9월 2023 SS 시즌 프리뷰를 시작으로 올해 2월 2024 FW 시즌 프리뷰를 지나 3회를 맞았다.
이날 방문한 시즌 프리뷰는 총 28개 브랜드의 2025년 봄·여름 시즌 미공개 신제품 디자인 100여 개를 전시했다. 방문객들은 분주하게 상품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찍은 뒤 자유롭게 투표를 진행했다.
행사장 한 켠에는 지난 2월 ‘24FW 시즌 프리뷰’에 참여한 브랜드들 중 지난 26일 무신사에서 실제로 발매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관련 상품 수는 총 54종으로, 당시 시즌 프리뷰 선공개 상품 수 기준 발매율은 약 20%다.
이번 시즌 프리뷰엔 컷팅이나 레이어드 스타일링이 많이 들어간 옷들이 눈에 띄었다. 성별 구분이 옅은 보더리스 제품도 트렌드로 제시했다. 시즌 프리뷰는 과감한 디자인을 제시한 뒤 고객의 반응을 살필 수 있고, 다음 트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중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들이 굉장히 많다”며 “시즌 프리뷰 행사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현장을 조성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프리뷰는 무신사가 해외 편집숍 바이어를 초청해 시즌 프리뷰 참여 브랜드들의 신제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관계자는 “이번 25SS 시즌 프리뷰에서는 무신사가 처음으로 해외 편집숍 바이어를 초대해 B2B(기업간거래) 세일즈를 연계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전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글로벌’을 중심으로 일본 도쿄에서 SS, FW 시즌에 맞춰 정기적으로 쇼룸을 진행하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이어 “현재 전 세계에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일본의 편집숍 등 다양한 패션 유통 업계에 종사하는 40여개 기업 바이어 70여명을 직접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을 찾은 패션업계 바이어 에스다브는 “한국에 좋은 패션 브랜드가 많은데 아직 일본 현지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느낌”이라며 “시즌 프리뷰에서 만난 K-패션 브랜드는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래에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패션 브랜드를 현지에 유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신사 시즌 프리뷰는 오는 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