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위기 아니라더니…병원들 잇따라 진료 중단 고려

응급실 위기 아니라더니…병원들 잇따라 진료 중단 고려

기사승인 2024-09-03 21:21:21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정부가 응급실 셧다운 위기와 관련해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해명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응급실 진료 중단을 검토한다는 의료기관들의 소식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여의도성모병원이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야간에는 응급실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병원 시스템 상 휴일이 연속해 있으면 평일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주대병원은 5일부터 매주 목요일 24시간 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단 16세 이상 성인 환자 중 심정지 환자만 수용한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피로도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아주대병원은 3명의 응급실 전문의가 사직해 11명의 인력이 남아있다.

이 외에도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 등이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대목동병원은 매주 수요일 야간진료를 제한 운영한다.

앞서 의료계는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응급실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성명서를 통해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9월1일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개,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은 46개 대학병원”이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순천향대천안병원·국립중앙의료원·이대목동병원도 응급실 운영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 진료가 안 되는 질환과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붕괴는 아니며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일 오후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응급실이 조속히 정상가동 될 수 있도록 4일부터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에 군의관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며 “건국충주병원 운영 제한에 대비해 충북대병원에 군의관을, 충주의료원에 공보의를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각에서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 닫는 응급의료기관이 속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 동안 당직 병의원 운영,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라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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