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방안을 담은 연금개혁안을 발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나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 제안한 연금개혁 방안은 그동안의 국회 논의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나쁜 방안”이라며 “국민의 노후와 미래세대의 삶이 걸려있는 만큼 모든 국민이 납득 가능한 방안을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날(4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상향 조정하고, 인상 속도는 세대별로 차등 적용하는 안이다. 재정·인구 여건에 따라 연금액이나 수급개시 연령을 조정하는 ‘자동조정 장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약속된 연금에 대한 안정적 지급을 보장하기보다는 연금으로 인한 정부 재정 부담을 덜어내는 데만 몰두한 연금개혁”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실제로 오르는 연금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어디에서도 검증된 바 없는 세대별 차등 보험료율 인상방안 역시 현실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러려고 국회에 억지로 국민연금 개혁의 공을 떠넘겼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작년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정자동안정화장치가 도입되면 2030년 신규 수급자 기준으로 연금 수급 총액의 17% 가까이가 삭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시 말해 고령 국민의 생계를 지탱하는 국민연금 총액의 17%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2%로 올리기로 했다. 이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제시했던 소득대체율 44%에 미치지 못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연금 삭감 장치를 공식화해 놓고 소득 보장을 강화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여당마저 배제하고 연금개혁안을 만들었단 말인가, 아니면 국민의힘이 국민을 속인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조 수석대변인은 “21대 국회에서 어렵게 공론화 조사까지 해가면서 어렵게 만들었던 국민적, 정치적 합의가 출발부터 무너지면서 시작한다는 게 안타깝다”며 “민주당은 (연금개혁 논의에서) 21대 국회에서 합의하자고 제시했던 (소득대체율 44%)안부터 다시 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안에 대해 “모든 세대가 제도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연금 수급 불안으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청년 미래 세대를 위한 빅스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