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 새로운 팬데믹 가능성…“범용 백신 기술 구축해야”

조류 인플루엔자, 새로운 팬데믹 가능성…“범용 백신 기술 구축해야”

기사승인 2024-09-24 16:47:17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CSL 시퀴러스 코리아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성과 팬데믹 대비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CSL 시퀴러스 코리아

조류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어 새로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의 개발 및 생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CSL 시퀴러스 코리아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성과 팬데믹 대비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아직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최근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 감염이 잦아지고 있다”며 “학계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팬데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H5N1 바이러스가 주요 감염 인자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 발생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향후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선된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의 개발 및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충분한 물량을 비축하는 등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야생 수조류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최근 가금류와 야생 조류를 넘어 포유류와 사람의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은 A형 인플루엔자 변이종으로 지금까지 300종 이상의 조류와 40종 이상의 포유류를 감염시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감염된 소와 가금류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는 미국에서만 총 14건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오리 농장 등에서 H5N1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심포지엄’을 개최해 대응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이 교수는 치명률에 따라 백신 접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이 이뤄져야 하며, 활동 반경이 넓고 활발한 경제활동 인구, 의료진 등 전파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들에 대한 접종도 신속하게 실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백신 항원을 절약하고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의 면역원성을 개선하기 위해 면역증강제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코로나19 당시 적합한 플랫폼이 없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늦어졌던 점을 고려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비해 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관련 생산 가능한 백신은 유정란, 세포배양 백신이다. 이들을 통해 바이러스에 시시각각 대응하긴 어렵다”면서 “새로운 플랫폼인 mRNA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RNA 플랫폼을 빠르게 내놓기 위해서는 특허권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mRNA 플랫폼을 개발했던 해외 제약사들과 공동개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CSL 시퀴러스는 글로벌 팬데믹 인플루엔자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전 세계 약 30개국 정부와 팬데믹 대응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CSL 시퀴러스는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 안에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에서 팬데믹 백신 생산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다. 더불어 다양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경험을 토대로 적은 항원 용량으로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백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 변종을 포함한 인수공통 전염병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유기승 CSL 시퀴러스 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보건 협력, 백신 기술력, 백신 포트폴리오를 통해 국내 공중 보건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부나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협력을 요청해 온다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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