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이 의사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의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의료기기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가 보건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사례는 143만건, 금액으로는 8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는 보건의료인에게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가 작성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는 문건이다. 경제적 이익에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 설명회, 시판 후 조사 구매 전 성능 확인을 위한 사용,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 할인 등이 포함된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제공 건수로는 제품 설명회가 142만418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공 금액은 임상시험(연구비) 지원 비율이 5362억으로 가장 컸다.
제약회사의 경우 지난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약 7229억원을 지출했다. 항목별 지출 규모는 임상시험 지원이 4799억(3625건), 제품 설명회 2222억(135만5063건), 시판 후 조사 136억(5193건), 학술대회 71억원(762건) 등의 순이다.
김남희 의원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시장은 불법 리베이트로 의료서비스를 왜곡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나쁜 관행이 존재하는 영역이다”라면서 “경제적 이익 지출 보고는 투명하고 공정한 의약품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첫 단추인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와 의약품 판촉영업자(CSO)의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를 제출받아 올 연말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