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니트족’ 늘자…“직업교육만 받아도 연금 가입기간 인정” 제안도

기사승인 2024-11-24 06:05:04

최근 교육을 받거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는 상태의 청년 니트(NEET)족이 늘어나면서, 직업교육을 받으면 일정 기간을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인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23일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인구 817만30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06만6000명(49.7%)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만6000명은 실업 상태였다. 최종 학교를 졸업한 미취업자 중 취업 준비나 구직활동 등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 규모도 지난 7월 44만3000명에 달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어 ‘납부 예외자’가 된 청년들도 상당수다. 납부 예외는 사업 중단, 실직 또는 휴직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국민연금공단은 당연가입연령인 27세가 됐음에도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납부 예외로 분류된다.

납부 예외자가 된 청년이 지난 2021년부터 3년째 15만여명에 이른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27세 지역가입자 중 소득이 없어 보험료 납부 예외를 신청한 이들은 15만267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그 기간 만큼은 가입기간 산정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입기간이 적으면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최소 가입기간(120개월)을 채우지 못해 아예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연령과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제 해외 주요국에선 ‘크레딧’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취업 준비기의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크레딧은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연금 수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표적 청년 지원 연금 제도로는 독일과 영국 등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 크레딧’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은 17세 이상 직업교육(훈련) 기간에 대해 8년까지 가입기간을 부여하고, 영국은 18세 이상 기술교육에 대해 1년의 가입기간을 제공하고 있다.

직업훈련을 가입기간으로 일부 인정할 경우, 청년이 취업에 성공했을 때 안정적인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한국은 출산·군 복무·실업 크레딧을 지원하고 있는데, 취업 준비기에 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는 없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2022년 ‘국민연금제도 내 청년층의 다중 불리 경험과 지원방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기존 보험료 지원 제도가 청년층의 열악한 노동시장 지위와 그에 따른 기여공백 위험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업이나 구직활동 등 주요 생애과업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 관련 크레딧을 신규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직업훈련 크레딧 도입, 생애 최초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 도입 검토 등을 방안으로 언급했다.

청년들도 이같은 제도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21대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크레딧 제도 확대 방안 중 ‘직업 훈련과 교육 크레딧’을 도입하자는 의견은 10.1%를 기록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제숙의단에서 청년대표단의 제안으로 ‘직업훈련 크레딧’이 논의된 바 있다”면서 “도입된다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