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수술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개복수술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으며 수술 예후는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강경수술이 부적합한 대장암 환자의 경우 무리한 수술을 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복강경수술을 진행하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면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김종완 외과 교수 연구팀은 ‘비전이성 대장암의 복강경수술에서 개복수술 전환에 따른 종양학적 결과 비교 및 위험요인 분석’ 연구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대장암 복강경수술을 받은 그룹과 개복수술로 전환한 그룹의 수술 예후와 개복수술 전환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이 기간 총 2231명이 대장암 복강경수술을 받았고, 이 중 4.5%인 100명의 환자는 개복수술로 전환해 수술을 받았다.
개복수술 전환 이유는 복강 내 유착이 36%로 가장 많았고, 종양의 인접 장기 또는 조직 침습 23%, 종양의 크기 13%, 환자의 해부학적 문제 12% 순이었다.
수술 예후는 개복수술 전환그룹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합병증 발생률은 복강경수술 그룹이 7.6%, 전환그룹은 14%였다. 전환그룹이 합병증 발생률이 1.8배가량 더 높았다. 3~4등급의 중증 합병증 발생률도 각각 46.6%, 71.4%로 전환그룹이 1.5배 높았다. 수술 후 5년 무재발 생존율은 각각 75.7%, 61.6%로 조사됐다.
또 복강경수술 그룹과 개복수술 전환그룹은 △평균 수술시간 235분 대 255분 △수술 중 수혈률 4% 대 12% △종양의 크기 4cm 대 5.4cm △종양 침범 림프절의 수 20.9 대 24 등으로 나타났다.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는 위험요인은 대장이 완전히 막히는 장폐색, 복부수술 병력, 종양이 장막층이나 주변 장기에 침범한 T4병기 등으로 분석됐다. 장폐색은 가스와 대변이 장을 팽창시켜 복강경수술을 어렵게 만든다. 복부수술 병력은 수술 부위의 유착으로 인해 복강경수술 중 장 손상 위험과 개복수술 전환 가능성을 높인다.
김종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면 전체 합병증 및 중증 합병증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복수술로 전환하면서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수혈률이 높아져 신체 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세포의 면역체계와 항암 효과가 억제돼 종양학적 결과가 나빠지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도의는 대장암 복강경수술 전 위험요인을 충분히 평가해 최적의 수술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다만 대장암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되는 비율은 최대 23.5% 달하며, 복강경수술에서 개복수술로의 전환 자체가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복수술로의 전환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방식을 전환해야 다른 위험요인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