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이 지난해 두드러진 실적에 비해 올해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30일 공동어시장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 누계 위판 금액은 2723억 8663만 원, 위판량은 12만 4414t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로 제시한 위판 금액 3000억 원, 위판량 16만 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고등어 위판량은 7만 3237t으로 전체 위판량의 약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공동어시장은 3237억4154만 원을 위판해 최근 7년 내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어 지역 수산업계는 올해의 부진이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기후변화로 인한 어장 위축 등이 꼽힌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21일까지 대형선망의 누계 조업일수는 1만 8662일로, 지난해 동기간(1만 9870일)보다 감소했다.
바다에 강풍이 부는 날이 많았고, 선원 안전 등을 고려하다보니 조업일수가 줄고, 어획량이 줄었다는 것이 대형선망의 분석이다.
대형선망수협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많았다. 심할 때는 바다에 한 달 중 반도 못 나갔다”면서 “선원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업 상황은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고수온으로 촉발된 어장 변화 및 축소도 장기적 문제로 지적된다.
대형기선저인망 조합 집계를 보면 수온상승 등으로 수산자원의 서식지 변동 등의 원인으로 소속 어선의 살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9월 기준 2만1621t에서 올해 1만1259t으로 47.9% 급감했다. 삼치도 지난해 2만5891t에서 올해 1만8392t으로 29% 줄었다
수산업계는 산업 침체를 막기 위해 유류비 보조, 조업 구역 탄력적 조정 등의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당장 도산 직전의 선사도 많아 금어기와 조업 구역을 조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위판량을 늘리고 위생을 개선하려면 어시장 현대화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첨단 시설 도입과 작업 효율성 증대는 물론, 위생 수준 향상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도가 강화되는 효과를 누릴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어시장은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를 고려해 내년 1월 2일 열리는 초매식을 외부인 초청 없이 안전조업 및 풍어기원제 등으로 축소해 자체행사로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