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상반된 행보에 ‘중도층’ 이탈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당 주류인 친윤계들은 대통령을 옹호하며 관저에 집결했기 때문이다.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행동’이라고 선을 긋고는 있지만, 여당의 이중적인 행보에 합리적 중도층의 이탈은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워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 40여명은 전날 오전 6시께부터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로 집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공수처는 수사 권한이 없는 수사에 대해 자신들의 권한 행사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며 “직권남용이라는 꼬리를 수사할 권한을 줬더니 몸통을 흔들겠다는 본말 전도된 주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친윤계 의원들의 관저 집결을 두고‘개인행동’이라며 일단 선긋기에 나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지도부가 지침을 주거나 한 건 아니다”라며 “자발적으로 가겠다는 의원들이 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현 지도부가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일 윤 대통령이 관저 앞 시위자들에게 전한 편지가 논란이 됐을 때도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108석 의석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인원이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개인행동이라는 지도부의 해명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비대위원 신분인 임이자 의원이 윤 대통령 관저 앞 모임에 합류하면서 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 차원에선 개별 의원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그러나 당 소속 의원들이 관저에 가도 되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실제 비대위원인 임 의원이 거기에 간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지도부가 있다. 관저 방문이 지도부의 뜻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심과 거리가 있는 행보에 외연 확정이 어려울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중도층 대부분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대통령을 계속 감싸 안고 가면 국민들로부터 돌팔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잘못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비판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