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잠‧삼‧대‧청’ 집값 들썩… 갭투자‧원정 투자 우려

족쇄 풀린 ‘잠‧삼‧대‧청’ 집값 들썩… 갭투자‧원정 투자 우려

서울시,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사승인 2025-02-14 06:00:08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곽경근 대기자 

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의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투자 수요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12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에 인근 4개동(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허제 지정이 바로 풀렸다. 

시는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설립 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 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다. 또 실 거주만 가능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했다. 제도 시행 5년 만에 해제됐다. 조정안은 13일 공고와 동시에 효력을 발휘한다.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시

토허제 해제 직전부터 인근 아파트 호가는 꿈틀거렸다. 지난달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대장아파트 잠실엘스(전용면적 84㎡)는 지난해 2월19일 22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해 12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0개월 새 5억2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지난 5일에는 28억1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송파구 잠실리센츠(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월 22억2500만원 거래됐으나 지난 1월 25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약 3억원 상승했다. 이어 지난 4일 28억3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주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다 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강남3구 집값 상승세가 돋보였다. 송파구는 0.13%, 서초구는 0.06%, 강남구는 0.03% 뛰어 서울 평균(0.02%)를 웃돌았다. 

전문가도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주간변동률을 보더라도 서울은 잠실 등 강남권 일부지역 중심으로 토허구역 해제 기대감에 이미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진단했다. 

함 랩장은 “일부 재건축단지가 규제완화에서 제외됐지만 잠·삼·대·청담동 등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다”며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휘발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허구역 해제 지역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강세, 갭투자 수요 유입이 봄이사철 발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큰 부작용이 없을 수 있단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 규제가 사라져 집값이 시세에 맞게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대출 규제, 고환율, 거래 위축, 기준금리 등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어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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