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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의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투자 수요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12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에 인근 4개동(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허제 지정이 바로 풀렸다.
시는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설립 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 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다. 또 실 거주만 가능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했다. 제도 시행 5년 만에 해제됐다. 조정안은 13일 공고와 동시에 효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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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직전부터 인근 아파트 호가는 꿈틀거렸다. 지난달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대장아파트 잠실엘스(전용면적 84㎡)는 지난해 2월19일 22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해 12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0개월 새 5억2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지난 5일에는 28억1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송파구 잠실리센츠(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월 22억2500만원 거래됐으나 지난 1월 25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약 3억원 상승했다. 이어 지난 4일 28억3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주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다 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강남3구 집값 상승세가 돋보였다. 송파구는 0.13%, 서초구는 0.06%, 강남구는 0.03% 뛰어 서울 평균(0.02%)를 웃돌았다.
전문가도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주간변동률을 보더라도 서울은 잠실 등 강남권 일부지역 중심으로 토허구역 해제 기대감에 이미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진단했다.
함 랩장은 “일부 재건축단지가 규제완화에서 제외됐지만 잠·삼·대·청담동 등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다”며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휘발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허구역 해제 지역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강세, 갭투자 수요 유입이 봄이사철 발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큰 부작용이 없을 수 있단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 규제가 사라져 집값이 시세에 맞게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대출 규제, 고환율, 거래 위축, 기준금리 등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어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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