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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아닌 별도 기구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의료계는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일 발표한 기존 안과 본질적 차이가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며 “전문가 중심이 아닌 관료 중심의 행정을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의료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법안 소위 대비 수급추계위법 수정대안’을 제출했다. 대안에는 추계위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아닌 별도 기구 산하에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추계위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의료인력양성위원회(인력위)를 신설하고, 인력위 산하에 추계위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추계위 전체 위원 수를 기존 15명에서 16명으로 늘리고,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 9명을 위원으로 두도록 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인력위에 대해 “구성과 운영 등이 명확하지 않고 목적도 불분명하다”며 추계위의 독립성이 보장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정심과 마찬가지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으며 위원 구성과 운영은 시행령으로 위임하고 있어 기존 구조와 별 차이가 없다”면서 “어용 기구는 여전히 독립성과 객관성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계위 결과가 정치적 개입 없이 객관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계위 구성에 관해선 “사용자 단체인 의료기관 단체 추천 전문가를 제외하고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직종별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위원회의 과반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추계위 논의가 아닌 별도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봤다. 박 부회장은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는 본 법안과 분리해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의사 단체뿐 아니라 간호사, 약사, 임상병리사, 응급구조사 등 다양한 직종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