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의과대학 전 학생대표 5인이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며 복귀 의대생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26일 김다은 제35대 의예과 학생회장 등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떠한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불안함의 화살이 우리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외부가 아닌 우리의 양옆으로 향했음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개별 의대들의 등록 마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의대 학생들 명의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고려대 의대는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했다.
이들 전 학생 대표들은 의사 및 의대생 익명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서 복귀한 학생·전공의 명단과 신상을 공개한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현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며 리스트 작성 및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시 등이 이어지는 동안 학우 여러분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그간 책임은 오롯이 개인 몫이었으나 선택은 온전한 자유의지로 내릴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스스로 숙고한 후 판단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더더욱 필요했으나 그동안 우리는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들은 또 “서로를 감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합리성과 이성으로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