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은 해외여행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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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잇따른 ‘헛발질’…국제교류 행사는 관광 일색‧노벨상 축하사절단은 문전박대

기사승인 2025-04-22 11:22:27
장흥군이 최근 태국 송크란축제를 방문해 가진 ‘정남진 장흥 물축제 글로벌 축제 교류’ 행사를 두고 ‘알맹이 없는 외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성 장흥군수가 방콕에서 열린 송크란 축제를 즐기고 있다. /장흥군
전남 장흥군이 최근 태국 송크란축제를 방문해 가진 ‘정남진 장흥 물축제 글로벌 축제 교류’ 행사를 두고 ‘알맹이 없는 외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성 군수를 대표로 한 교류단 일정이 관광 일색으로 짜여지고, 교류단에 김재승 장흥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5명의 군의원이 참여하는 등 구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장흥군은 ‘전남도 지역축제 글로벌화 교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도비와 군비 등 1억 원을 들여 이번 교류사업을 추진했다.

(재)장흥축제관광재단 직원 3명이 10일 선발대로 출발, 2일간의 준비를 거쳐 13일부터 3일간 축제장인 방콕시 시암스퀘어 광장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11일, 후발대로 15명이 방콕을 찾았고, 김성 군수와 김재승 의장 등은 본격적인 현지 일정이 시작된 12일 오전, 태국의 경북궁으로 불리는 방콕 왕궁 관광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관광시설 벤치마킹 명분이다.

관광 후에는 태국관광청 관계자와 오찬을 겸한 간단한 간담회에 이어 태국 호남향우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축제가 본격 시작된 13일 오전, 인사말과 상호교류 포퍼먼스가 진행된 교류행사를 끝으로 김 군수 등은 또다시 벤치마킹을 명분으로 관광을 시작했다.

맛집이 즐비하고 북적이는 야시장이 열려 여행객들의 성지로 꼽히며, 한국의 이태원으로 비유되는 카오산로드 등을 관광했다.

14일 역시 한국의 민속촌과 같은 무앙보란 테마파크와 수산시장 콘셉트의 핫한 현지 쇼핑몰인 아이콘시암에서 하루 종일 관광을 즐겼다. 역시 관광시설 벤치마킹으로 포장됐다.

장흥물축제와 교류 중인 태국관광청이 지난해 열린 제17회 장흥물축제 개막식에서 태국 송크란 축제 전통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태국을 알린 것과 사뭇 비교되는 일정이다.

뿐만 아니라 총 18명의 교류단에는 행사 실무부서인 (재)장흥축제관광재단 관계자 3명을 제외하면 김성 군수와 위동환 비서실장 등 장흥군에서 6명, 김재승 의장과 윤재숙 운영위원장, 유금렬 행정복지위원장, 홍정임 산업경제위원장, 왕윤채 군의원과 수행 공무원 등 군의회에서 9명이 참가했다.

일정과 교류단 구성을 두고 장흥물축제를 알리기 위한 행사라기보다는 관광을 위한 행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부 군민들은 “다른 시군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지원금 줄 때 장흥군은 ‘돈이 없다’고 주지도 않더니만 여행다닐 돈은 있었나보다”고 비판했다.

이번 교류사업 예산이 전남도 공모를 통해 확보된 만큼 국제교류를 위해 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외유성이나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장흥군을 세계에 알리고 장흥군 축제발전을 위해 보다 내실 있게 추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성 장흥군수는 지난해 12월, 장흥군 출신 한승원 작가의 딸 한강 작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자 축하사절단을 급조, 7일부터 13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시상식이 열리는 스웨덴으로 날아갔다. /장흥군
◆김성 군수의 알맹이 없는 외유 행정 논란
김성 장흥군수의 해외 출장이 부적절한 외유 논란에 휩싸인게 처음은 아니다.

김 군수는 지난해 12월, 장흥군 출신 한승원 작가의 딸 한강 작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자 축하사절단을 급조, 7일부터 13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시상식이 열리는 스웨덴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사절단은 노벨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의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한 탓에 시상식장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한 작가를 만나 축하를 전하지도 못한 채, 노벨박물관 앞에서 축하 현수막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글로벌한 축하 행보를 위해 사절단을 급조, 현지까지 날아갔지만 초라한 모양새로 마무리되면서 ‘헛발질’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 당시 6명의 사절단에는 김 군수와 공무원 등 장흥군 4명 외에도 문화계와 관계 없는 장흥축협 조합장과 장흥군산림조합장이 참여하면서 생뚱맞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출국 일정은 큰 논란을 빚었다. 12‧3 비상계엄과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정국으로 국가 혼란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한림원의 공식 초청이 있었다 하더라도 가지 말았어야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헛발질’을 위해 1인당 5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사절단 행사 주무부서인 장흥군 문화관광실 관계자는 취재 과정에서 사절단 현지 방문 일정과 예산 등 일체의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정보공개 청구’를 요구하는 등 폐쇄적인 행정행태로 주민 알권리를 침해해 또 다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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