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대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올해 1분기 많은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신약 개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5대 제약사의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났다.
전통제약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제약사는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전년 대비 18.7% 늘어난 553억원을 쏟았다. 매출액의 14% 수준을 R&D 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형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R&D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전년 대비 15.1% 많은 517억원을 R&D 비용으로 썼다. 제2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발굴을 목표로 R&D 비용 확대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YH32364’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으면서 개발을 본격화했다. 연내 전립선암 항암제 후보물질 ‘YH45057’과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YH44313’도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2% 더 투자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노벨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혁신 신약 ‘GC1130A’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에서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고 다국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희귀 유전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임상 3상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에 게재하는 등 성과도 나오고 있다.
종근당은 388억원을 R&D 비용으로 활용했다. 전년 대비 19.4% 투자를 늘렸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CKD-508’에 대해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CKD-702’는 임상 1상 두 번째를 진행 중이다. 최근엔 스위스 노바티스에 기술 수출한 희소질환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500만 달러(한화 약 69억원)를 수령하게 되면서 신약 가치를 입증 받기도 했다.
대웅제약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8.6% 감소한 518억원을 R&D 비용에 투자했다. 다만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6.39%로 가장 높았다. 대웅제약은 파이프라인 중 임상 3상에 있는 신약이 5개에 달한다. 올해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뒤를 이을 새 보툴리눔 톡신 ‘‘DWP712’도 임상 3상 IND를 승인 받으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혁신신약 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개발 성과도 속속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와의 격차가 큰 편이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