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랑에 빠지기는 어찌 그리 쉬운 일인지. 오늘도 ‘주말엔 뭐하나’하며 방바닥만 긁고 있는 대한민국 청춘남녀가 수두룩한 판에 말이다. 올 가을에도 극장가에서는 어이없이 만나 쉽게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여러 편 만날 수 있다.
17일 개봉하는 ‘어글리 트루스’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직장에서 만난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단계를 거쳐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그야말로 뻔한 스토리. 그래도 내숭없이 성인남녀의 속내를 보여주는 솔직담백한 화법과 중간중간 큰 웃음을 주는 에피소드들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그레이 아나토미’로 익숙한 캐서린 헤이글의 귀여운 연기와 영화 ‘300’의 충직한 전사에서 성(性) 카운셀러로 변신한 제러드 버틀러의 능청맞은 마초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금발이 너무해’의 로버트 루케틱 감독과 작가진이 다시 뭉친 작품.
방송국 PD 에비(캐서린 헤이글)는 교양과 미모를 두루 갖춘 재원이지만 연애엔 서투르다. 와인과 클래식을 좋아하는 전문직 남자와의 연애를 오매불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앞집에 이상형에 들어맞는 훈남 의사가 이사온다. 에비는 그에게 호감을 표하지만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 뿐. 결국 에비는 방송국에서는 원수같은 사이지만 연애에는 전문가인 마이크(제러드 버틀러)의 도움을 받아 이웃남자의 사랑을 얻는 데 성공하는데.
‘어글리 트루스’는 화성남자, 금성여자에 대한 편견을 극대화한 코미디물이다. 남자는 여자를 처음 볼 때부터 ‘육체적 관계’가 목적이고 여자는 남자의 조건과 사랑에 빠진다는 명제는 불편한 진실일까. 아니면 서로에 대한 오해일까.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사진)’는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위장을 시험하는 화장실 코미디를 구사한다. 깜짝 프로포즈를 했다가 애인을 심장마비로 잃은 앤더슨은 1년간 폐인 생활을 하다가 밖에 나와 처음 본 음식점 종업원 케이티에게 장난삼아 프로포즈를 한다. 가뜩이나 결혼과 사랑에 고민이 많았던 케이티는 ‘이게 운명일지도 몰라’라며 덜컥 프로프즈를 받아들인다.
‘충동적 사랑과 결혼’에 대한 고민이라는 영화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영화는 내내 개연성없이 헛웃음을 짓게하는 억지 코미디만 연발하며 낭만에 대한 단상을 접게 만든다. 얼굴에 콧물 범벅을 한 여자가 남자에게 키스하는 장면, 양치질하던 남자가 입 안의 내용물을 여자의 얼굴에 토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 주연은 ‘아메리칸 파이’의 제이슨 빅스와 ‘쇼퍼홀릭’의 아일라 피셔가 맡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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